(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코스닥시장에 에버랜드와 같은 블루칩이 필요하다"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장실에서 만난 최홍식 신임 본부장은 인터뷰 내내 코스닥이 살아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코스닥시장 본부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지난 2005년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이후 내부 출신 상임이사로는 처음이다.





최 본부장은 코스닥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좀 귀띔해달라고 하곤 한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애정 없이는 나오기 힘든 모습이다.

그가 말하는 '악순환'은 이렇다.

현재 코스닥시장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고만고만한 기업들이 1천여개 들어와 있지만, 실제로 '주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과 외국인은 이들 기업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비율이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검증되지 않은 기업이라는 선입견이 강하고 규모가 작은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정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개인 투자자들만 시장에 모이게 되고 이는 또다시 기업 부실로 연결된다.

최근 3년간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보다 상장폐지된 종목이 6개 더 많은 것도 최 본부장이 판단했을 땐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상장된 기업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다보니 자연스레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지금 코스닥 시장에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이 8개다. 이러한 기업이 30개만 돼도 시장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기 위해 절치부심 하고 있는 '숙원 사업'이 있다.

에버랜드나 삼성SDS, LG CNS와 같은 블루칩들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들어온다면 해당 기업의 가치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거꾸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와 관심이 올라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언급한 기업들이 당장은 상장 안 하겠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할 게 아닌가. 몇 기업에 대한 자료를 내부적으로 수집하고 있고, 향후 사측도 직접 설득해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코스닥 시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유가시장의 10% 수준이다. 이렇게 해서는 마이너보드, 2부 리그 인식을 벗어버릴 수 없다"며 "덩치가 커져서 관심을 끌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블루칩들이 코스닥 시장에 들어와 견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과 경쟁을 하려는 건 아니라면서도 우수 기업 유치에 대해서는 강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거기에 코스닥시장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들을 추종하는 파생 상품도 나와야 하고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도 나와야 한다"며 "이러한 형태가 갖춰져야 비로소 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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