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31조 용산에 국민재산 코레일 연루 No"
정창영, "31조 용산에 국민재산 코레일 연루 No"
  • 남승표 기자
  • 승인 2013.04.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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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영 코레일 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단군 이래 최대라며 주목받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무산되면서 정창영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폭주기관차처럼 내달리며 그동안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던 용산개발사업의 중단 가능성이 정사장 취임 이후 제기된 까닭이다. 그리고 사업은 정사장의 강단으로 가까스로 멈췄다.

감사원 출신의 정통 관료인 정창영 사장은 사업 주도권도 확보하지 못한 채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될 용산개발에 국민의 재산인 코레일을 연루시킬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자금조달 능력이 없는 민간출자사들에 사업을 맡기다 코레일이 31조 원의 사업비를 부담하게 되는 건 재앙이라고 우려했다.

연합인포맥스는 30일 정창영 코레일 사장을 직접 만나 용산 사업 무산에 대한 그의 생각과 입장을 물었다.

--용산사업이 결국 무산됐다.

▲랜드마크 빌딩을 선매입한 것부터 보자. 여기에 현금 4천400억 원을 코레일이 내줬다. 그러면 뭔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은가. 자기 돈이면 마음대로 주겠지만,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공기업인데. 이게 아쉬웠다.

제가 코레일에 부임하고 나서는 다시 600억 원, 그다음에 4천161억 원 등 4천800억 원을 지원하고 또 2조 7천억 원을 보증을 서야 했다. 그러면 3조 2천억 원이 또 물린다. 그 뒤에는 어떻게 하나. 이때부터는 재앙이 시작된다. 이것은 주도권 싸움이 아니고 리스크 관리다.

분양과 금융권 대출로써 이 사업이 끝까지 갈 수 있다는 확신이 섰으면 지원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100% 분양이 되고 또 롯데관광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10조가 미분양이 되어도 코레일은 땅값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나. 우리는 이것(사업계획)을 리스크로 보고 여기에 대한 해답을 달라, 계획을 변경해달라고 했는데 답이 없었다.

--코레일 책임론에 대해서는.

▲남들은 코레일이 책임이 있다 할지 몰라도 지난 6년간 무엇을 할 수 있었나. 자금 지원하는 것 말고. 누가 (이 사업을) 부도냈나. 코레일은 보증 서주고 중도금 받고, 땅값 유예해주고, 현금 4천400억원 지원했다. 이 사업을 누가 끌고 가야 하나. 코레일이 끌고 가야 한다면 주도권을 넘기라고 한 것이다. 이걸 작년부터 이야기했다.

취임 직후에는 철도 경쟁체제 문제가 있어 전선을 넓힐 수 없었다. 4월에 송득범 본부장 뽑고 19명의 민간 전문가를 꾸려 용산문제를 검토했다. 7월달에 결론이 났고 언론이 그때부터 보도하기 시작했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전부 거절됐다. 이 사업의 4조 중 3조를 대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런 처지. 그런 것을 역지사지 좀 해줬으면 좋겠다.

--사람들에 대한 신뢰, 예를 들어 박해춘, 김기병씨에 대한 문제는 없었나.

▲코레일이 제안했을 때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줬으면 그 사람들을 믿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31조 사업을 한꺼번에 다하느냐며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을 때 합리적인 대답을 해 줬으면 혹시 신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31조 사업이 100% 분양이 다된다거나 2조 7천억원이 남는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

--철도부채 개선사업으로 시작한 용산 사업이 다시 재무부담으로 돌아왔다.

▲물론 고민은 됐지만 선택지는 없다. 자금을 모두 지원한 이후의 재앙을 생각하면 선택은 하나다. 자본잠식은 평가손의 문제다. 코레일의 현금수지로는 3~4천억 남는다. 장부가 8천억짜리를 8조에 팔아 7조 2천억의 평가익을 평가손으로 바꾸는 장부상의 문제다. 코레일의 경영에 있어 걱정되는 것은 없다. 일시적인 장부를 되돌릴 때 문제가 생긴다. 땅을 찾아오기 때문에. (자산재평가는)작년부터 준비해뒀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S&P가 다녀갔다.

▲우리가 주장한 것은 숨겨진 부실을, 숨겨진 리스크를 드러내고 매니저블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 때문에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느냐고 말했다. 어제까지 당신들이 AA를 준 우리가 리스크를 내놓고 이걸 해결하는데. 그쪽에서는 그래도 수치를 믿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작년 평가했던 자신들의 실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지 그것도 궁금하다.

--용산 사업 이후 지루한 소송전이 예상된다.

▲판사가 판단할 문제다. 우리는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자료를 법정에 제출할 것이다. 토지의 처리도 재판결과에 따라서 한다. 현재 상태라면 제가 어떻게 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재판 기간이 그렇게 짧지도 않을 거고. 민간출자사나 서부이촌동 주민이라 해도 소송을 섣불리 하지는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패소자들이 소송 비용을 전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현명하게 소송 당사자를 선택할 거다. 제 생각에 코레일은 책임이 없다.

--극적인 반전의 가능성은 없나.

▲PF사업은 프로젝트에 대한 플랜을 잘 짜는 기획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자금력의 문제다. 능력있는 사업자가 나타나 맡아주면 고맙고. 그리고 또 소위 말하는 29개 민간출자사가 자본을 만들어 오면, 어쨌건 6월 10일까지는 공식적인 부도가 아니기 때문에 그때 되면.... .

--가능성을 열어두는 건가.

▲그건 가능성이라기보다는 민간출자사들이 만들어 오면, 그걸 가능성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결정이랄까 결단이랄까. 이런 걸 앞두고는 자금력의 문제, 자금으로 서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마음고생은 없었나.

▲나름대로 사명이랄까 그런 것이 있다. 국민의 재산을 손상해서는 안된다. 만약에 용산사업이 저 양반들에게 맡겨 그대로 갔을 때, 마지막에 우리가 3조 2천억을 더 댔을 때 사업이 안되면 어떻게 하나. 몇십억도 낼 사람이 없지 않나. 우리가 그 31조를 어떻게 감당하나. 저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누가 뭐라고 하든 초이스가 없는 거다.

정창영 사장은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20년 넘게 감사원에 근무했다. 감사원 재임시절 국책사업감사단 국책사업2과장, 국가전략사업평가단 제1과장, 산업환경감사국장, 결산감사본부장을 역임하며 여러 국책사업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11년 감사원 사무총장을 끝으로 공직을 나와 지난해 코레일 사장으로 부임했다.

spna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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