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에서 주거래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아시아시장의 불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통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불거졌음에도 최근 원화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월말 장세로 접어들면서 달러화는 차츰 레벨을 낮추는 모양새다.

인도 루피화는 인도중앙은행의 환시 개입에 환율 폭등세가 가라앉은 상태다. 루피화 약세에 불안해하던 시장참가자들도 한숨 돌리는 양상이다. 인도중앙은행(RBI)은 지난 주말 오후 4시 30분쯤 거래가 한산한 틈을 타 달러 매물을 대거 내놓았다.

루피화의 이같은 방어 방식은 과거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서울환시가 아시아통화 흐름에 크게 동요하지 않은 채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채권 펀드 핌코의 엘-에리언최고경영자(CEO)는 신흥국이 지난 1990년대 위기때와 달리 외환보유액이 많아 충격을 흡수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 진보했으며, 환율제도의 유연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주말 잭슨홀 회동에서 나온 발언들은 사실상 영향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경계성 발언이 일부 나온 정도에 마무리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의 출구전략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잭슨홀 참석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의 점진적 축소)시기를 9월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서울환시는 이에 달러매수 심리가 완화되면서 수급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월말로 향하면서 수출업체 네고물량 기대감이 남아있다. 휴가시즌에 처리되지 않은 채 래깅됐던 물량들이 조금씩 유입되면서 달러화가 무거운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주 삼성중공업의 4억달러 규모 LNG선 2척 수주에 이어 현대미포조선도 1천484억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이후 두산중공업의 칠레 해수담수화 플랜트 수주 등도 이어졌다.

주말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15.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6.90원)보다 3.95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15.00원, 고점은 1,117.80원에 거래됐다.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6.77포인트(0.31%) 오른 15,010.51에서 거래를 마쳤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10원대로 레벨을 낮추며 신흥국에 대한 불안감 완화,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대한 기대감 등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 매수 심리가 완화되더라도 1,110원대는 저점으로 인식되고 있어 결제수요가 하단을 떠받칠 수 있다. (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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