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90원대 초반에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가 반등할 때마다 대기하고 있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되면서 수급상 공급 우위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일 서울환시에서도 달러화가 1,100원선으로 복귀한 후 재차 네고물량에 밀렸다. 이날도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10억달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한 점도 심리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9월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을 앞두고 아시아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한국의 비교우위를 입증한 셈이다.

정부는 외평채를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4.023%, 표면금리는 3%대까지 떨어졌다. 우리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 10년물에 대한 미국, 유럽, 아시아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발행규모는 10억달러였으나 무려 5배 수준의 매수 주문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환시에서 원화 강세 심리를 더욱 부추기면서 달러화 하락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외환당국은 달러화가 급락하면서 달러 매수에 나서야 하는 시점에 외평채를 발행해 오히려 원화 강세를 용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당국이 1,090원대 하락에도 강도높은 개입 스탠스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 지지력을 확보하면서 미국 테이퍼링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까지 시간을 끌 가능성이 크다.

서울환시는 이번 주말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에 신경을 쓰는 양상이다. 고용지표 결과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행보를 미리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테이퍼링 돌입 전망이 이미 시장에 만연해 있고, 선반영된 부분도 큰 만큼 포지션플레이에 대한 집중도가 높지 않을 수 있다. 역내 수급이 달러화 흐름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이날 우리나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전분기대비 1.1%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2013년 2.4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분기별 1%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국내 펀더멘털은 더욱 탄탄한 양상을 보였다.

뉴욕증시는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6.91포인트(0.65%) 상승한 14,930.87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093.75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094.50원)보다 3.00원 하락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092.50원, 고점은 1,096.0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09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낮춘 후 수출업체 네고물량의 유입 정도에 따라 하방경직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외평채 발행 성공 소식에 아시아장에서 원화의 차별화가 뚜렷하게 확인된 상태다. 다만, 주말 미국 고용지표 발표까지 적극적인 포지션플레이가 제한될 수 있어 달러화 하락 속도는 차츰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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