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보조금에 대해 이동통신사들에게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이통사 4분기 실적에 부담될 전망이다.

특히, 올 4분기 가장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KT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벌점을 받은 SK텔레콤이 상대적으로 실적에 적은 부담을 갖게 되면서 형평성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이통사 관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으로 실적에 부담이 커졌다"며 "이번에 부과된 과징금은 모두 4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지난주 보조금 경쟁으로 혼탁해진 지난 5월17일부터 10월31일까지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SK텔레콤 560억원, KT 297억원, LG유플러스 207억원 등 총 1천6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비록, 영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규가입중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 영업 외 손실로 빠져나가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KT의 경우 다른 경쟁사보다 4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과징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간 국내 주요 15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 보고서를 집계해 실시한 컨센서스(화면 8031)에 따르면 KT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은 1천778억원으로 예상됐다.

증권사의 예상이 정확하다는 가정하에 KT는 이번 과징금을 영업이익 외 손실로 반영하면 처음 예상보다 16% 줄어든 1천481억원의 영업이익들 거두게 된다.

지난 3분기 2천508억원과 비교해 40%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도 올 4분기 영업이익이 1천628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과징금을 반영한 영업이익은 1천421억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LTE 시장의 선도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지만, 이번 과징금으로 주춤한 실적을 거둘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SK텔레콤은 가장 큰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의 규모가 큰 만큼 경쟁사 대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5천391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과징금을 반영한 올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 대비 11% 줄어든 4천831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난 7월 주도사업자로 선정돼 단독 영업정지를 받은 바 있는 KT는 이번 방통위의 결정에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보조금 과열경쟁을 주도한 특정 사업자 1곳을 영업정지 시행하는 '본보기 처벌'을 내려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으나, 주도사업자를 영업정지시키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벌점을 가장 적게 받은 만큼 모두 같은 형식의 과징금은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보조금 주도사업자 선별 기준에 따라 3사에 벌점을 부과한 결과 SK텔레콤 73점, KT 72점, LG유플러스 62점을 받았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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