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 일대. 출처: 다음 지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서울의 노른자위 땅인 강남구 삼성동의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놓고 재계 1,2위 쟁탈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전은 오는 11월 전라남도 나주로 본사를 옮기면서 삼성동 부지를 매각할 예정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13일 강남권에서 손꼽는 한전 본사 부지가 매물로 나오면서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동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삼성동 감정원 부지 매입…경쟁서 한발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 2009년 삼성물산과 포스코 컨소시엄이 한전 부지 일대를 복합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방안을 내놓았을 만큼 일찍부터 이 지역에 주목하며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인근 지하철역 이름이 '삼성역'이란 점도 삼성그룹에 매력적이다. 지난해 5월 당시 변준연 한전 부사장은 "본사 인근 지하철 역명과 발음이 같은 삼성그룹이 삼성동 한전 부지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을 통해 2011년 한전 부지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한국감정원 부지를 2천328억원에 매입하면서, 경쟁후보가 유력한 현대차그룹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뚝섬 프로젝트 무산…대체지 절실

후발 주자지만 삼성 못지않게 현대차그룹도 전 계열사를 입주시킬 사옥을 짓고 그룹 박물관 등을 마련하고자 한전 부지를 탐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8년 넘게 심혈을 기울인 뚝섬 프로젝트가 좌초되면서 대체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서울 뚝섬에 110층짜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서울시가 초고층 건축 관리기준을 내놓으면서 무산됐다. 이 프로젝트는 2조원을 투자해 지은 초고층 빌딩에 그룹 전 계열사를 입주시켜 3만여명의 직원을 한데 모으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연구개발(R&D) 기능도 통합한다는 청사진이었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양재동 사옥은 면적이 작아 고질적인 공간 문제가 있다. 또 모비스와 현대·기아차 영업본부 등 흩어져 있는 조직을 한데 모으려면 한전 부지 정도 크기는 돼야 한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판단이다. 현대차가 이 부지를 손에 넣으면 자동차 박물관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자동차 타운을 조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양측 전략노출 최소화하면서 눈치보기

양 그룹사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표명은 하지 않고 눈치보기 중이다. 본격적인 인수전을 앞서 서로 전략을 읽힐까 신경전을 보이는 양상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좋은 부동산을 매입해 운용하는 것은 당연한데 한전 부지는 개발 여지가 큰 땅이다"며 "앞으로 매각 절차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한전 부지 매입을 위해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사항은 없다"며 "여러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관심이 있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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