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1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채 금리 급등에 따라 매도 압박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의 선물 매매 변화가 장중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대기매수가 들어오는 금리 수준 파악이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간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8.5bp 높아진 2.721%를 기록했다. 성금요일(Good Friday)을 앞둔 영향에 조기마감 했지만, 이후에도 장외 시장에서 금리 상승폭은 줄어들지 않고 소폭 확대했다. 5년물은 7.5bp, 30년물은 6.5bp 뛰었다.

미국 경제지표는 여전히 개선세를 보였고 위험자산 선호 속에서도 채권 금리를 지지해주던 우크라이나 불안은 크게 완화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친러시아 무장세력의 총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의 외교수장들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곧장 4자회담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성명이 채택돼 사태를 조기에 수습했다.

서울채권시장이 우크라이나 이벤트에 직접적으로 반응하진 않았지만, 미국채가 가중된 가격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쏠린 점은 우려스럽다. 전날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예기치 못한 손절성 매수 등으로 장기구간까지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왔다.

코스피가 계속 선진국 증시와 디커플링 된다는 인식에 과도하게 채권 매도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해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세가 유지되는지가 국내 기관 참가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국고채전문딜러(PD) 협의회가 열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거래를 쉬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미국채와 얼마나 차별적으로 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될 수 있다. 미국채 부진 속에 외국인 수급까지 악화하면 대기매수세가 들어오는 금리 수준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옐런의 G20발언에 대해 정책 불확실성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 후 줄곧 시장과의 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월간 재정동향을 발간한다.

◇ 뉴욕증시 혼조…美채권 약세

미국채는 큰 약세를 보였지만, 뉴욕 증시는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6.31포인트(0.10%) 낮은 16,408.54에서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0.14%, 나스닥 지수는 0.23% 올랐다. 기업별로 실적이 엇갈리면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구글과 IBM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개장 전에 나온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의 순익은 시장의예측을 뛰어넘었다.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의 예측치를 밑돌았다. 전주보다 2천건 증가한 30만4천건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은 31만5천건이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4월 경기동향지수는 전월의 9.0에서 크게 뛴 16.6을 나타냈다.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 10.0을 웃도는 수준이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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