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삼성에버랜드가 내년 1분기 상장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증권업계의 시선이 다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쏠리고 있다.

3일 증시 전문가들은 지배구조의 구심점 역할을 할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시작으로 이른바 '삼성지주회사' 설립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대로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 상장을 정점으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가능해졌다"며 "이로써 그룹 내 삼성전자의 지배력은 더 강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반드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할 필요는 없지만, 이는 승계 과정에 유리한 선택"이라며 "에버랜드 상장으로 삼성은 효율적인 경영권 승계를, 시장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삼성에버랜드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배주주 일가가 절대적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이후 삼성물산과 합병한다면, 이들이 보유한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고스란히 오너 일가가 직접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이후 삼성전자 중간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전자 계열사를, 삼성생명 중간 금융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컨트롤하는 방안을 지배구조 개편의 청사진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중간 지주사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관계사와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을 포함한 그룹 내 삼성전자 지분율은 현재 17.7% 정도다. 신규순환출자 금지와 예산제약이라는 환경 속에서 그룹 내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체제 전환이 불가피한 셈이다.

A 운용사 리서치팀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에 의해 움직이는 그룹의 현실은 누가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에버랜드와 물산의 합병, 이후 중간 지주사들의 등장 모두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되는 셈"이라며 "SDS에 이어 에버랜드까지 상장하게 되면,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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