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9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도비시(비둘기파) 하다고 평가받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되살아난 외인 수급 동향에 강세시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채의 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진(커브 스티프닝) 흐름을 따라 국내 단타 매매 세력이 움직일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외국인은 국고채를 지난해 6월13일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순매수했다. 국고 3년물과 5년 경과물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과거 원화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였을 때의 패턴을 보여줬다. 매수 주체는 원화채권 시장의 큰 손인 프랭클린템플턴사와 중앙은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0일 대규모 국고채 만기 후 재투자가 활성화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같은 날 국내 기관들은 보합으로 끝난 장단기 선물시장을 보며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축구 경기처럼 무승부라고 평가했다. 낮은 금리대에서 시장 방향성까지 제한되자 실수요들은 관망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무승부 상황에서도 채권을 사들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책으로 확대된 글로벌 유동성과 채권 선호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금리 우호적인 요소로 지목할 만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밤 마무리된 이달 FOMC는 도비시한 메시지를 보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 상승을 `약간의 우려(a bit noisy)'라고 진단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금리인상이 6개월 안에 나오느냐는 과거 발언에 대해서도 "어떤 기계적인 공식은 없다(There is no mechanical formula)"고 답했다. Fed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과 장기금리 전망치도 낮췄다. 이에 따라 미국채 금리는 반락에 성공했다.

최근 국내 금리와 미국채 금리가 디커플링(탈동조화)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의 금리 하락세가 제한될 수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매수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 유지돼왔기 때문에 코스피가 급등하지 않는 한 채권 강세시도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박스권 하단을 낮추려는 대세가 형성되는지 주시해야 한다.

단타 매매 세력들은 다시 커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수 있다. 미국채 금리가 스티프닝 된 현상을 단기적인 되돌림으로 봐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6.8bp 하락한 연 2.586%를 나타냈다. 30년물은 4.3bp, 5년물은 7.6bp 떨어졌다. 최근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여 참고할 만한 바로미터(기준)가 별로 없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즉흥적인 대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전 10시에 국회에 출석해 대정부 질의를 받는다. 기재부는 이달 월간 재정동향을 발간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큰 변화가 없었다.

◇ 美 주가도 비둘기 FOMC에 반응…원화 강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98.13포인트(0.58%) 상승한 16,906.6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0.77%, 0.59% 올랐다. 도비시한 FOMC의 영향을 함께 받았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19.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22.40원)보다 3.90원 하락한 셈이다.

영란은행(BOE)이 공개한 6월 의사록에 따르면 통화정책위원회(MPC)위원들은 지난 4~5일 열린 이달 MPC 회의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밝혔으나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영국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위원들은 한 번 금리를 인상하면 그 여파를 되돌릴 수 없다면서 조기 금리 인상이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경상수지가 1천111억6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최대치로 시장에서는 970억달러 적자를 예상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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