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박스권 하단을 추가로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간별 수익률곡선 평탄화(커브 플래트닝)에 베팅했던 시장참가자들이 기존 포지션을 고수하는지에 따라 커브 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3bp가량 올라 2.62%대를 형성했다. 5년물은 금리 상승폭이 1bp 미만으로 제한됐지만, 30년물은 6.5bp 높아지면서 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베어 스티프닝).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도비시(비둘기파)한 모습을 보여 강세시도가 나왔으나 물가연동국채(TIPS)의 입찰이 시작되자 매수세가 옮겨갔다.

미국채 약세가 펀더멘털 상의 문제라기보다 마찰적인 수급 상황이기에 이를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모두 반영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채권시장은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고 국고채 이외 다른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미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제한돼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점을 찾자면 국고 3년물을 기준으로 2.6%대까지 금리가 떨어지면서 차익실현이 출현한 정황이다. 전날 3년 만기 국채선물(KTB)과 10년 만기 국채선물(LKTB)은 최대 '반빅(50틱)'이 오르는 강세에서도 미결제약정이 줄었다. 보통 활황이 되면 신규 매수가 늘어나지만, 이날은 반대였다. 매수세가 국내 기관 일부에 치우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저금리 시기에서 차익실현이 추가로 나오는지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의 수급이 다시 안정을 찾고 코스피가 재차 부진하면 현재 금리에 적응하는 장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치권과 학계의 금리인하 압박 여부도 관심사다. 단타 매매 세력의 즉흥적인 동향이 주된 변동요인이 될 수 있다.

이라크 사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주의 국가(ISIS)'가 이라크 북부 살라딘주 바이지 등 원유 시설 집중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다국적 석유 기업들의 엑소더스(탈출)가 목격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21일 중앙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도 이후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낮 12시에 지난달 어음부도율 동향을 내놓는다.

◇ 美 주가 혼조…환율 소폭 상승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4.84포인트(0.09%) 상승한 16,921.4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0.13% 올랐지만, 나스닥 지수는 0.08% 떨어졌다. 주가 역시 상승 피로감에 차익실현이 꾸준했다.

지난주 미국의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6천명 감소한 31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노동부는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6월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는 17.8로 전달의 15.4보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로 월가에서는 14.0을 예상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지난달 경기선행지수는 0.5% 상승한 101.7을 기록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2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18.70원)보다 0.95원 상승한 셈이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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