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1천600억원대 횡령ㆍ배임ㆍ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 공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CJ그룹의 미래가 한층 어두워졌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는 12일 오후 2시30분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서 이 회장에 실형 3년과 벌금 252억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이 조직적이고 엄밀한 방법으로 국가의 조세 질서를 어지럽히고 훼손해 국민의 의식을 흐렸다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CJ그룹은 재판부의 결정에 대해 "수감 생활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건강 상태 심각한데도 실형이 선고돼 매우 안타깝다"며 "경영 공백 장기화로 사업 및 투자 차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고심을 통해 다시 한번 법리적 판단을 구하게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이 실형을 받으면서 CJ그룹이 장기적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졌다.

그동안 CJ는 이 회장의 부재로 수년전부터 진행해오던 대형사업을 줄줄이 포기해야 했다. 총수만이 할 수 있는 과감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해서다.

최근 CJ그룹은 지난 2009년부터 추진하던 인천 굴업도관광단지 내 골프장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앞서 6월에는 동부산관광단지 영상테마파크 사업도 포기했고, 올해 착공 예정이던 경기 광주시 대규모 수도권택배허브터미널 사업도 전면보류상태다.

`글로벌'을 키워드로 내세운 CJ그룹은 총수 부재로 해외진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CJ CGV의 해외 극장사업 투자도 지연되고 있고, CJ오쇼핑은 해외 M&A 인수를 통한 사업 확대 계획이 보류됐다. CJ푸드빌의 경우 한식 레스토랑인 비비고의 해외 매장 출점을 계획했으나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는 상태다.

지난해 10월 허민회 CJ㈜ 경영총괄 산하에 신설된 '글로벌팀'은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시장 분석에 공을 들였지만,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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