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산 스마트폰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유독 국내 시장에서의 출시는 깜깜 무소식이다. 국내 3대 이동통신사들은 중국산 스마트폰을 당장 내놓을 계획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일까.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출고량 기준)로 급부상한 중국의 화웨이는 최신 스마트폰인 '아너6'에 대해 지난 11일 국내에서 전파인증을 마쳤다.

화웨이는 앞서 LG유플러스와 망연동 테스트까지 거치기도 했다. 국내에서 '아너6'의 출시에 걸림돌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아너6'는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옥타코어 프로세서 키린 920 프로세서, 3GB 램, 3천100mAh 배터리, 안드로이드 4.4.2 킷캣 등을 탑재하고 있다.

프리미엄급 하드웨어다. 이에 반해 출고가는 300~400달러 수준으로 국내에서 나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절반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 출시에 가장 근접한 중국 업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모두 한결같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말만 되뇌고 있다.

우선 시장에서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 꼽힌다.

무엇보다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덜컥 제품을 출시했다 혹시 문제라도 발생할 경우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A/S 편의성에 대한 민감도가 크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국내 이통사들에 최대 단말기 공급처인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관계도 미묘한 문제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준데다 글로벌 저가폰 시장에서도 레노버에 밀리고 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위세가 큰 상황에서 섣불리 중국 스마트폰을 내놓기 부담스런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애플의 아이폰 출시때를 생각하면 된다"고 전했다.

국내 3위의 단말기 제조사인 팬택이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다는 점도 이통사들에겐 부담이다.

팬택이 법정관리 신청에 앞서 회생을 위해 일정 수준의 단말기를 사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거부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 단말기 제조사의 회생에 동참은 하지 않고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을 들여와 팔았다는 비난을 감수할 수도 있어 이통사들은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중국 스마트폰의 국내 상륙은 시간의 문제라는 의견이 많다.

알뜰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해 248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7월 기준으로 388만명까지 늘었다.

가입자수 증가에도 알뜰폰 가입자의 90% 이상은 피처폰 사용자들이다. 가격이 저렴한 스마트폰으로 대체될 수 있는 수요는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shj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