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부채 감축을 위해 1조원대 자산매각 계획을 세웠던 한국석유공사의 매각 작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다.

17일 한국석유공사 공사는 이달 초 캐나다 소재 자회사 하베스트의 정유부문 사업체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 지분 100%를 매각했다.

2009년 하베스트 인수 당시부터 4조원에 이르는 투자 규모로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하베스트 이사회 요구로 '끼워팔기' 형식으로 1조원에 사들인 NARL은 매년 1천억원 안팎의 적자 폭만 늘리는 자산으로 분류돼왔다. 이 때문에 공사는 이번 매각의 명분을 자산합리화로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올 4분기에나 법적 승인이 마무리될 예정으로 계약 상대방인 미국 상업은행 실버레인지 파이낸셜 파트너스와 계약조건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지만 손해를 보고 판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환경복구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과거 석유공사의 인수가격엔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다음 주부터 3주간 공공기관 2차 중간평가를 계획하고 있어, 평가를 앞두고 매각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경기도 안양에 있는 본사 사옥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다음달 울산으로 이전하기에 앞서 종전부동산을 매각하려는 것인데 선뜻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평촌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 있는 부지면적 9천876㎡에 연면적 2만4천264㎡의 부동산이지만 이미 앞서 7차례나 공개 경쟁입찰에서 유찰됐다. 이에 선착순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건폐율 80%, 용적률 1000%로 향후 개발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석유공사 측은 "다방면으로 매각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694억원 수준의 예정가격은 그대로여서 마땅한 인수자가 나올지 의문인 상황이다.

앞서 공사가 올해 초 정부에 제출한 자산매각 계획에 따르면 일부 비축기지 부지 매각과 국내·외 출자지분 매각 등을 통해 2017년까지 1조647억원의 부채를 줄여 부채비율도 180%에서 157%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울산비축기지 부지 일부를 5천200억원에 매각한 뒤로 자산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자산매각 계획의 정상적인 이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wkpac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