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현대차그룹의 주가가 한국전력 부지를 인수하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하루만에 시총이 4조원 넘게 증발했고 주요 계열사들도 크게 줄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보다 9.17% 떨어진 19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가 종가기준으로 20만원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6월17일 19만7천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1년3개월만에 처음이다. 장중 저가 19만6천원은 52주 신저가다.

현대차는 전날 시총이 48조20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43조6천147억원으로 4조4천56억원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현대차우는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평가에 11.00% 급락했다.

현대차우도 시가총액이 3조6천535억원에서 3조2천517억원으로 4천억원이 줄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는 각각 7.89%, 7.80% 급락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도 시가총액이 각각 2조원 가량 감소했다.

이날 현대차 컨소시엄은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10조5천500억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이 가격은 부지 감정가보다 3배 이상 높은 금액으로 향후 현대차에 는 재무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대차그룹의 배당금 총액은 현대차 5천300억 원, 기아차 2천800억원, 현대모비스 1천800억원이다. 이들 3개 계열사 합계 배당금은 1조원 가량이다.

현대차가 베팅한 한전부지 입찰금액은 주요 계열사들의 10년치 배당금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엔저가 가속화하면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부지를 무리하게 사들여 현대차그룹에는 재무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한전 부지를 비싸게 샀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엔저 우려가 부각된 상황에서 재무부담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외국인들이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신차들이 반응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무 부담까지 커져 일시 적으로 20만원선이 위험해졌다"고 덧붙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와 우선주, 현대모비스와 기아차의 오늘 시총 감소분을 보면, 감정가와 낙찰가의 차이와 꼭 맞아 떨어진다"며 "시장에서는 오너의 무리한 베팅을 오늘 하루 주가에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전 부지 관련한 악재는 이날 주가가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그룹이 어떤 사업 계획을 내놓는지에 따라 주가가 더 하락할지, 반등할지 결정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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