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한국전력 부지 매입으로 현대차그룹 3인방 주가가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관심은 이들 종목이 언제쯤 다시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감내할 수 있는 현금 지출 수준이지만 단기간에 크게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전날 낙찰받은 한전 삼성동부지는 총 12조2천억원의 현금지출이 예상된다.

8년 동안 순차적으로 부담하는 약 7조원의 개발비를 논외로 하더라도 부지비용(10조5천500억원)에 더해 기부채납액 1조3천500억원과 취득세 3천억원을 더하면 총 12조2천억원의 현금 지출이 유력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각각 현금을 일정비율로 나눠서 지급할 것으로 보이지만 큰 부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말 기준 현금보유는 현대차가 20조원, 기아차는 6조원, 현대모비스는 8조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순현금으로 따지만 그룹내 3개 계열사가 한전부지에 대한 지출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이러한 현금 지출은 그룹내 재무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매가 일어났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13조원이라는 거금을 주주환원 강화 혹은 양적, 질적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 것이 아닌 단순히 '호화스러운 사옥 매입'으로 비춰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연구원은 "이 때문에 어제 대규모 투매는 상당부분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전부지 인수로 향후 주주환원 강화 가능성이 희석되고 성장을 위한 재원이 소진된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3사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0조원 가까이 증발할 이슈는 아니라는 점도 부각됐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가 우선주를 포함해 5조6천억원, 기아차가 1조9천억원, 현대모비스가 2조1천억원 총 9조6천억원이 날아갔다"면서 "이 정도로 하락할 이슈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배당 확대를 요구해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단기 매도 압력이 추가로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청산가치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무부담에 따른 악영향은 불가피한 가운데 일단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낙찰가액과 기회비용 측면에서 적절했는지 여전히 시장의 우려가 남아있어 당분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토지는 향후 개발을 통해 수익 자산으로서의 기여 여부는 중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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