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23일 서울채권시장은 전날에 이어 강세 시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과 유로존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조된 것도 금리 하락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러나 금리 하락폭은 여전히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전날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순매수에도 채권시장은 보합권에 머무를 만큼 시장 전반의 매수 심리는 크게 위축된 상태다.

대내외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금리가 밀릴 때마다 국내 롱세력들의 손절 압력은 더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 기대심리 금리상승 부추기나 = 간밤에 미국의 물가연동국채(TIPS)가 사상 최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됐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130억달러 규모의 10년만기 물가연동국채 입찰의 낙찰금리는 -0.089%였다. 미국의 물가연동국채 낙찰금리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1월에는 -0.046%의 금리로 발행됐었다.

물가연동채권은 소비자물가가 올라가면 채권의 원금도 이와 연동해 올라가는 상품이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이 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경기 회복이 인플레이션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물가연동채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것이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잠잠한 수준이지만 점차 상승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4% 높아져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지난 1월에는 0.2% 올랐고 연율로는 2.9% 상승했다.

최근 CNBC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려 거의 30여 년간 지속된 미국 국채시장의 강세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인플레 부담이 적지 않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물가가 지난해보다 안정되고 있지만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하다. 물가안정이 흔들리면 내수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인플레 압력에 대한 경계심리를 늦추지 않았다.

▲중국·유로존 경제둔화 우려는 금리하락 재료 = 뉴욕증시는 중국과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악화하자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8.48포인트(0.60%) 하락한 13,046.14에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의 3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속보치는 48.7로 전월의 49.3보다 하락했고 다우존스의 시장 예상치인 49.6도 크게 밑돌았다.

역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3월 제조업 PMI도 48.1을 기록해 경기 수축과 확장을 가늠하는 '50.0'을 밑돌았다.

중국의 3월 제조업 PMI 예비치도 48.1로 5개월째 '50.0'을 밑돌며 수축 국면에 머물렀다.

미 채권 금리도 하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2bp 하락한 연 2.280%를 기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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