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했지만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할 전망이다.

3일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에도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보다는 위험자산인 유가증권시장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원화 채권에 대한 매력을 높여줄 여지는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일 우리나라 신용등급 전망을 'A1(stable)안정적'에서 'A1(positive)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앞으로 1년 이내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a3'로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김동환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전망 상향은 채권시장에 중립적으로 작용했으나 장기적으로는 원화채권 수요 증가로 이어질수 있어 긍정적 요인"이라며 "무디스는 한국의 재정건전성, 양호한 경제 성장 등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평가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작년 11월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템플턴 이슈와 유로존 리스크로 인해 큰 영향이 없었다"며 "중장기적 재료로서 일단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불러일으키겠지만 채권시장에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망에 이어 실제 신용등급이 만약 상향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 투자 매력이 커진다"이라며 "우리나라는 GDP 대비 총채무는 세계 4위 수준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에도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원화자산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재료라고 하지만 채권보다 주식에 더 우호적이다"며 "유가증권시장에 대한 자금 흐름 유입이 더 왕성하다 채권이 받는 혜택은 물론 긍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에 비해 이익이 덜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 딜러는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영향력이 크다"며 "신용등급 전망의 상향이 앞으로 1년내에 실제 등급을 상향 조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뉴스에도 전일 당장 채권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용등급이든 등급에 대한 전망이든 오를 때 채권시장에 영향을 준 전력이 없다"며 "시장금리는 다분히 최근 나오고 있는 경기지표에 의존하는 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등 경기지표를 비롯해 중국, 유럽 등은 경기개선 속도가 완만하다"며 "시장은 경기회복 기대감에 초점을 맞췄지만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기까지 여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디스의 조치는 작년 11월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린 데 이어 두 번째이다. 등급 전망을 '부정적'이나 '긍정적'으로 변경하면 통상 1년 안에 그대로 변경하는 것이 신평사들의 내부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향후 무디스로부터 'Aa3'(AA-) 등급을 부여받으면 사우디나 중국, 대만, 벨기에, 칠레, 일본 등의 국가와 같은 그룹에 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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