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기란 쉽지 않다. 떠나도 어디로 가야 할 지가 문제다. 이런 고민은 금융업 종사자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금융업 종사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투자자문사 자리를 옮기거나 전문 개인투자자로 변신했다. 그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

오성진 전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또다시 리서치의 길을 택했다. 이제는 센터장이 아니라 작은 리서치 회사의 대표다.

오성진 써치엠글로벌 대표는 6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해외 주식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고객의 니즈에 적합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간 해온 리서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 수요에 맞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시 리서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난 2013년 말 현대증권 리서치 하우스를 떠났다. 이후 현대증권 역삼지점과 가락지점에서 직접 지점 영업을 경험했다.

오성진 대표는 "지점에서 투자자들을 직접 상대하면서 고객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1년간의 준비 기간 끝에 앞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 증시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써치엠글로벌은 해외 기업 정보와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 등을 분석해 국내 금융투자사의 입맛에 맞게 재가공한 리포트를 제공하는 회사다. 단순히 언론 보도와 리포트를 짜깁기하는 게 아니다. 오성진 대표는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자신의 견해를 '써치엠 뷰(SearchM Views)' 코너를 통해 제공한다.

오 대표는 "해외 IB가 잘하는 리서치, 국내 증권사가 잘하는 리서치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 봐서는 정확하게 시장을 볼 수 없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넓혀서 개별 종목과 업종을 봐야 제대로 시장을 읽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가 좋은 예다.

지난해 2분기까지만 해도 24만원 대였던 현대차가 9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에 시달려 14만원 대까지 폭락했을 때, 일각에서는 '저가 매수 기회다'고 적극 추천했다. 주가는 최근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고점은 요원하다.

오 대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밸류에이션만 갖고 매매를 결정해선 안 된다"며 "글로벌 헤지펀드는 현대차를 매도하는 대신 엔화 약세로 최근 실적이 좋은 일본의 도요타(Toyota)를 사들이면서 수익을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글로벌 피어(peer)와 국내 기업을 함께 보는 리서치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리서치가 가능한 곳은 소수 대형사에 한정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여전히 업황은 좋지 않고, 리서치 하우스에 들일 수 있는 비용은 한정됐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국내 증시에서 낼 수 있는 수익이 점점 한정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에 눈을 돌릴 것이다"며 "써치엠글로벌은 국내 증권사의 손이 닿지 않는 해외 부문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성진 대표는 "리서치에 대한 노하우(know-how)는 충분히 축적했다"며 "이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정보가 어디 있는지 노웨어(know-where)를 통해 고객 수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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