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채권 딜러들은 지난 한달간 금리 반락기를 거치면서 애널리스트들에게 유연한 시각과 경우의 수에 따른 다양한 전략을 제시해줄 것을 주문했다.

서울 채권시장 일부 딜러들은 20일 뷰가 얼마나 정확한지보다 논리적 일관성이 견지되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등채권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채권운용역들이 채권애널리스트에게 바라는 점 = 딜러들은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시장의 변화에 유연한 태도를 보여 줄 것과 자신의 전망과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진전될 경우 대처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은행권 딜러는 애널들이 지나간 재료를 분석하는 것보다 앞으로의 전개 방향에 대한 논리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나간 데이터로 현상분석만 하는 것은 안하니만 못하다"며 "틀리든 맞든상관없이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에 급급해서 따라가는 천편일률적인 보고서는 딜러들에게 도움이 전혀 안된다"며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서 향후 전개 가능한 방향성을 독창적이면서도 참신한 주장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형증권사 딜러는 사태의 변화에 따른 빠른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딜러들의 추천 전략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것보다 시장의 뷰(view)가 바뀌었음에도 애널리스트들의 시각 수정이 너무 늦다는게 문제"라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의 변수에 반응이 늦다면 컨센서스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빠져나갈 구멍만 찾는 회색분자도 문제"라며 "시장상황에 따라서 계속 변하는 것들을 일률적으로 사전적으로 한방향으로 바꾸는 것도 안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변수를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삼는 아전인수식 태도를 보이는 애널리스트들도 각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노고는 인정하지만 다양한 시각을 갖을 것과, 시장에 영향을 줄 이벤트를 집중 분석하는 리포트를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은 항상 쉴틈 없이 일한다"며 "그들의 의견을 들을 것인지 여부는 투자자들이 판단할 몫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다만 "채권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지 않고 전망이 틀렸을 경우 대처 방안을 시나리오 형태로 기술해 줬으면 좋겠다"며 "그들이 모든 걸 맞출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에 대한 뷰도 도움이 되지만 신동준 본부장, 염상훈, 홍정혜 애널리스트처럼 이슈와 관련된 리포트를 더 써줬으면 한다"며 "예를 들어 국민연금, RBC(Risk Based Capitalㆍ위험기준자기자본)등 수급관련 리포트라든지 바뀐 제도를 분석하는데 더 공을 들였으면 바랄 게 없다"고 끝을 맺었다.





<한때 미국 경제지표 호전에 따라 상승세를 보였던 채권금리는 미 국채 금리의 상단을 확인한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23일 이후 전일까지 채권 금리는 대부분 구간에서 15bp~20bp 정도 하락했다. 이에 앞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월19일 2.38%를 정점으로 반락하기 시작해 전일 2%를 하회한 1.98%를 기록했다. 한 달만에 40bp 하락한 셈이다.>



▲ '낭중지추' 채권 애널리스트의 전망 = 금리 반락 기간동안 전망과 전략이 맞어떨어진 채권 애널리스트들의 존재감이 부각됐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19일 보고서를 통해 단기 과매도 구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그 다음 주인 26일에는 '금리변곡점'이 다가왔다며 외국인의 IRS 페이 언와인딩(unwinding)과 미 국채수익률 상승세 둔화를 근거로 금리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실제 금리는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홍정혜 애널리스트는 금리 반락시기 직전인 19일 미국 경기가 되살아나는 선순환고리가 이어지지 않았다며 미국 소비가 미국 소득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 미국 고용이 취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홍 애널리스트는 3월26일 증권사 회계연도가 끝나면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저가매수를 권했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19일 '미국금리 상승은 2% 중반 수준에서 멈출 것으로 예상하며, 이후 민간의 자생적인 경기회복이 아직 여의치 않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윤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가 좋은 것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국고3년 3.6%에서 시장심리 수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3월16일 "금리 상승 추세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며 "미국 경기지표의 구조적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부양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견해를 제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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