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홍콩 최대 재벌 리카싱 CKH 홀딩스 회장이 중국 내 자산을 연이어 처분하고, 등록 법인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는 소식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중국 언론은 리 회장을 '도망자 리카싱'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신화사 계열 싱크탱크는 '리카싱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당국자의 발언을 실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익에 민감한 사업가가 수익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시나재경과 북경상보에 따르면 뤄톈하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상업기술품질센터 연구원은 최근 신화사의 료왕싱크탱크(瞭望智庫)를 통해 '리카싱을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그는 리 회장이 중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중국 내 자산을 연이어 처분하고 있다며 이는 강을 먼저 건넌 뒤 다리를 부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에서 부동산, 항구관련 사업은 가장 시장화가 더딘 산업으로 리 회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권력과의 관계를 이용해 성공한 리 회장이 시장원리를 강조하며 중국을 떠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리 회장 측은 지금까지 줄곧 중국을 떠나는 일은 없으며 자산 처분과 기업의 등록 이전은 사업상의 결정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리 회장은 올해 초 산하기업인 청쿵실업과 허치슨 왐포아를 합병해 CKH홀딩스를 설립했으며 해당 법인을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 등록했다. 당시 리 회장은 홍콩 상장기업의 75%가 케이맨 제도에 법인을 등록한다며 사업 철수 관측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는 올해 8월 상하이 푸둥에 있는 센추리링크를 200억위안에 매각했고 이전에도 홍콩의 킹스우드긴자와 광저우 메트로폴리탄플라자를 매각하는 등 사업을 꾸준히 정리했다.

최근 발표한 장강인프라와 전능실업의 합병이 이뤄지면 리 회장의 기업 중 홍콩에 등록된 기업은 없게 된다.

반면, 북경상보는 '지주를 타도하자(打土豪)'는 구호는 아닌가 반문하며 기업가인 리카싱이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체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과거의 황금기를 지난 것은 분명하며 리카싱이 처분한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은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리카싱이 중국을 떠나지 않는다는 자신의 발언을 어긴 것은 사실이지만 법률을 위반한 사실은 없으므로 투자나 경영상의 결정은 개인의 권한이라는 것이다.

매체는 '리카싱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라'는 글을 보고 외국 기업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라며 반문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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