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채권시장은 매수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금리인하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초장기물 입찰 결과 등을 지켜보며 적정금리 수준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지난 23일 1년 만기 위안화 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4.35%로 조정했다. 1년 만기 예금 기준금리도 같은 폭으로 하향해 1.5%로 설정했다. 중국의 금리인하는 지난해 11월 이후 6번째 시행됐다. 이 기간에 인하된 기준금리는 총 165bp에 달한다. 지난 분기 성장률이 6.9%로 목표치를 밑돌자 부양책을 추가했다.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에 그치지 않았다.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낮췄다. 중국 대형은행의 지준율이 17.5%로 떨어져 유동성이 풀린다. 약 8천억 위안 규모의 자금이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의 이번 행보는 시기적으로 의미가 크다. 이날부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개최한다. 앞으로 중국이 5년간 추진할 각종 정책이 이 자리에서 결정된다. 5중전회 전에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기 전에 현재의 회복세가 꺼지는 불상사를 막았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예정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달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을 때 중국의 정책리스크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부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을 때 통화정책에 대한 스케줄도 논의가 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양국의 상반된 통화정책이 질서 있게 나온다면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이번 금리인하로 미국의 금리정상화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부양책이 올해 안에 더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좌우하는 위치가 된 중국은 아직 총알이 남았다. 중국 경제가 목표대로 본 궤도에 오르면 미국 금리인상과 더불어 서울채권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소용돌이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이날 채권시장은 매수세가 눈치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거듭된 부양책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외국인 등 단타 매매 세력의 동향과 초장기물 입찰 결과 등을 살피며 변동성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부담은 이전보다 커진 상태다.

외국인은 지난주 장단기 선물을 모두 순매도했다. 3년 만기 국채선물(KTB)과 10년 만기 국채선물(LKTB)을 각각 1만7천451계약, 3천475계약 정리했다. 최근 국내 상황이 어수선한 틈을 타 매도세를 확대할지 지켜봐야 한다. 지난 주말, 이산가족 상봉 시기에 북한의 어업단속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고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와 연계됐다고 주장하는 세력이 서울 코엑스에 테러 위협을 가하는 일들이 발생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전 10시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다. 기재부는 오전 10시40분부터 국고 20년물 입찰을 진행한다. 한은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통화안정증권 1년물과 91일물을 입찰에 부친다.

◇ 美 금리·환율 상승

현지시간으로 23일 오후 5시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9bp 높아진 2.088%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3.7bp, 3.6bp 올랐다. 중국의 금리인하로 매도세가 우세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7.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4.70원)보다 11.30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7.54포인트(0.90%) 상승한 17,646.7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10%, 2.27% 올랐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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