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매수세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채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물은 기획재정부의 국고채 발행 계획과 단타 매매 세력의 동향이 변동성에 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28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신규고용이 2개월 연속 20만건을 밑돌고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인 2.0%에 부족한 점을 동결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연준은 "고용과 물가 지표, 물가상승 전망, 금융시장 국제적 상황 등의 진전 상황을 점검하고 '다음 회의(Next Meeting)'에서 목표치를 인상하는 게 적절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에 '합리적인 자신감'이 필요하고 고용시장도 추가적인 성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지난 9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자 글로벌 시장참가자들은 매번 금리인상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연준이 이례적으로 '다음 회의(Next Meeting)'라는 문구를 넣으면서 연말 금리인상에 대한 컨센서스가 대폭 확산했다. 그간 금리인상 지연으로 나타났던 미국채 강세와 달러화 약세가 되돌려졌다.

중국의 금리인하는 미국이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리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진단됐다.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일본중앙은행(BOJ)까지 추가 완화에 나서면 미국은 통화정책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시간이 가까워지는 셈이다.

서울채권시장에서 미국 금리인상은 채권 약세를 부추기는 재료로 평가됐다. 대내외 금리차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100조원대에서 정체 중인 외국인의 자금 유입세도 시들해질 수 있다. 미국채 10년물이 2% 중반까지 오르면 우리나라가 이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로는 쉽게 채권 매도, 특히 장기물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생각하기 어렵게 됐다. 매수에 베팅하는 참가자들은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펀더멘털을 취약하게 해 성장률을 깎는다고 볼 수 있다. 장기투자기관에 대한 국제회계기준 변화 등으로 장기물은 공급 부족이 만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본과 유럽까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면 채권금리가 크게 튈 일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이날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가 커진 탓에 매수세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외 경제지표와 기재부의 국고채 발행 계획 등을 확인하고 넘어가자는 심리도 견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스권 장세는 유지될 수 있다.

눈치 보기가 지속하는 상태에서 단타 매매 세력의 동향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전날 국고 20년물의 장내 거래량은 상장 후 최대치로 올라섰다. 국내 증권사가 대거 매매에 나선 영향이었다. 외국인은 장기 국채선물을 4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했다. 사상 최저금리와 과열 논란, 미국의 금리인상 컨센서스가 이들의 매매 행태를 바꾸는지 지켜봐야 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전 10시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한다. 기재부는 오후 5시에 다음 달 국고채 발행계획을 내놓는다. 한국은행은 구조개혁과 중앙은행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다.

◇ 美 금리 상승…환율 급등

현지시간으로 28일 오후 5시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6.0bp 상승한 2.100%를 보였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7.0bp, 1.8bp 높아졌다. 기간별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졌다(커브 플래트닝).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7.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1.00원)보다 14.90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09포인트(1.13%) 오른 17,779.5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18%, 1.30% 상승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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