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합의 실패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새 일자리 증가가 호조를 보인 데다 전일 실망을 줬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확대에 대한 기대가 다시 부각된 데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가격은 고용지표 호조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지난 11월 고용지표 호조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발언으로 유로화와 엔화 등에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가격 안정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 수단을 강화해야 한다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지금 정책으로 물가 상승률이 2%로 돌아갈 것으로 믿는다"며 "만약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적인 수단들을 활용할 것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임금이 느린 상승률을 나타내 Fed의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 오름폭은 제한됐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한도 현행 유지로 하락했다.

OPEC발 악재로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3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배럴당 40달러 붕괴를 막지 못했다.

OPEC 의장인 에마뉴엘 이베 카치큐는 오스트리아에 빈에서 열린 회동에서 회원국들은 이번에 특정 생산량 목표를 정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OPEC의 공식 하루 산유량은 3천만배럴이었지만 최근 실제 산유량은 3천150만배럴에 육박한 수준으로 추산된다.

미 노동부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1만1천명(계절 조정치) 증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0만명을 웃돈 것이다.

11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5%였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부합했다.

10월 고용은 당초 27만1천명 증가에서 29만8천명 증가로 상향 조정돼 2015년 최대 증가 규모를 기록했다. 9월 고용 역시 13만7천명 증가에서 14만5천명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11월 기준으로 지난 3개월 평균 고용은 21만8천명 증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난 것이다.

11월 경제활동참가율은 전월의 62.4%에서 62.5%로 상승했다.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들의 비율은 여전히 근 40년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11월 시간당 평균 소득은 4센트(0.16%) 늘어난 25.25달러였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10월에는 9센트 상승했다.

11월 주간 평균 노동시장은 전월의 34.6시간보다 소폭 줄어든 34.5시간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해외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로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10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3.4% 늘어난 438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06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10월 수출은 전월 대비 1.4% 하락해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수입은 0.6%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무역적자는 전세계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달러화 강세와 해외 경기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미국 경제가 "정상화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지는 것보다 일찌감치 단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주요 증시는 ECB의 보수적 양적완화에 대한 실망감이 지속된 가운데 유가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증대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0.59%,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34% 하락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33%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8.22% 하락한 14.81을 기록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9.96포인트(2.12%) 상승한 17,847.63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2.07포인트(2.05%) 오른 2,091.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4.74포인트(2.08%) 상승한 5,142.2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꾸준히 상승폭을 확대했다.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제 회복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준 것이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도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스닥의 뮬레스 클러스톤 투자자문 선임 담당자는 "투자자들이 다가오는 12월 Fed 회의에 주목하는 가운데 고용 지표가 긍정적이었다"며 "드라기 총재의 발언도 흥미로웠고, 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하락에 따라 에너지업종이 소폭 하락한 것 외에 전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기술업종 등이 2% 이상 강세를 나타냈고, 유틸리티업종과 소재업종, 산업업종도 1% 이상 올랐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은 애플과 JP모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3% 이상 급등하는 등 전 종목이 상승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내 연준의 이달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모습을 보였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4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6/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3bp 하락한 연 2.275%를 나타냈다. 이번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3bp 높아졌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2bp 떨어진 3.011%를 보였다. 이번주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1.1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2bp 낮아진 0.947%를 기록했다. 이번주 2년물 국채수익률은 2.4bp 상승했다.

고용이 호조를 나타냈으나 임금 상승률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임금 상승률 둔화에 따른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Fed가 금리를 예상보다 매우 느린 속도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뉴욕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앉는 등 약세를 보인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유가는 OPEC가 이날 실질적으로 산유량 한도를 결정에 실질적으로 실패함에 따라 하락했다.

OPEC는 이날 석유장관 회담에서 현재 생산하고 있는 실질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했으나 내년 1월이나 2월에 산유량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전날 시장이 국채를 과매도한 상황"이라면서 "미국 경제가 2%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반면 낮은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어 현 수준의 장기 국채수익률은 매수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의 대규모 매도세가 이날 거의 사라진 것 역시 이날 국채가격 상승을 지지했다"고 부연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아론 콜리 금리전략가는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이달 금리인상이 가격에 반영된 상황"이라면서 "올해 내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5% 아래에 머물 것 같다"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성명은 매우 비둘기파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79% 반영했다. 이는 고용지표 발표 전과 같은 수준이며 지난 10월28일 FOMC 회의 전 수준인 38%보다 배 가까이 높아진 수준이다.

이들은 임금 상승률 둔화와 낮은 유가가 낮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면서 이는 내년 Fed의 금리인상이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임을 전망 가능케 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7bp 오른 0.688%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1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2.47엔보다 0.70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73달러를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49달러보다 0.0076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106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152달러보다 0.0046달러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7.776보다 상승한 98.336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유럽시장에서 전날의 급등에 따른 매도세로 달러화에 1.0853달러까지 밀렸다. 전날 유로화는 달러화에 하락 상승률로 2009년 3월 이후 최대를 보였다.

이후 미 고용지표가 Fed의 오는 15-16일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상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으로 나옴에 따라 달러화가 엔화에 보합권 수준에서 123.37엔까지 급상승했다. 유로화에도 상승폭을 늘렸다.

그러나 임금 상승률이 부진한데 따른 향후 느린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의 주요 통화에 대한 오름폭이 줄어들기도 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Fed가 이달 금리를 인상한 이후 비둘기파적 성명을 내놓을 것이다"며 "이는 낮은 유가와 임금 상승률로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 2%에 상당기간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오후 들어 달러화는 드라기 ECB 총재가 필요하다면 추가 부양책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혀 유로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고용지표는 달러 강세를 견인하는 재료라면서 그러나 내년 금리인상 속도가 달러화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유로화의 숏포지션 커버용 매수세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도 달러화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재 거래자들은 달러 강세에 편승한 거래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거래를 찾고 있다면서 유로화가 대체 통화로 부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11달러(2.7%) 낮아진 39.97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OPEC 석유장관 회의가 시작됨에 따라 상승했다. OPEC가 산유량 한도를 상향 조정했다는 보도와 동결했다는 보도가 동시에 나오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유가가 4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후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음이 확인됨에 따라 유가가 40달러선을 잠시 회복하기도 했다.

언론들의 보도가 혼란스러웠던 것은 산유량 한도에 인도네시아가 포함돼 있는지 아닌지를 확실히 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다우존스는 보도했다.

이후 OPEC가 실질적으로 산유량을 동결함에 따라 유가가 약세를 지속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OPEC의 내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OPEC가 현 산유량을 유지한다면 전세계 공급 과잉 규모가 내년에 하루 70만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공급 과잉 추산치인 하루 180만배럴보다 낮아진 것이지만 산유량 감축이 없다면 내년에도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한 시장관계자는 "현재의 실질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한 것은 문제를 뒤로 미룬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란이 수출을 재개할 시점에는 산유량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오후 베이커휴즈는 12월4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10개 감소한 545개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10월 원유 채굴장비수 1천609개보다 66% 적은 수준이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7개 줄어든 737개였다.

OPEC의 산유량 동결 발표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이날 OPEC가 산유량을 동결한다면 원유시장의 공급 과잉이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은행은 저유가가 미국의 산유량 감축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때까지 원유시장이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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