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상의 투자가 실제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빈번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지난해 중국 경제가 기록한 6.9%의 경제성장률이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인프라 투자로 즉각적인 효과를 봤지만 지난해는 아니라는 것이 WSJ의 평가다.

중국의 투자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는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FAI)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가 승인하는 프로젝트 규모다.

중국의 국가통계국이 이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함께 발표한 지난해 고정자산투자(FAI)는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편 지난 12일 리푸민(李朴民) 발개위 대변인은 2015년 발개위가 승인한 고정자산 투자 프로젝트는 280여개이며총 규모는 2조5천200억위안(약461조원)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감사원격인 중국 국가심계서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88개의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또 지난해 당국이 승인한 66개의 철도 프로젝트 중 42개의 경우에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쓰촨(四川)지역의 쉬융(敍永)과 구이저우(貴州)성의 비지에(畢節)를 연결하는 철도 건설사업은 국영기업인 중국철로총공사(China Railway Corp)와 쓰촨, 구이저우, 윈난(雲南)의 지방정부가 함께 투자하기로 한 프로젝트다.

국가심계서는 지난해 9월 당국의 승인을 받은 이 프로젝트가 투자자들의 의견 불일치로 아직 작업에 착수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또 중국철로총공사의 자회사들이 투자했다고 주장한 12억위안의 자금이 실제로는 사용되지 않은 사실도 조사결과 밝혀졌다.

투자가 실물경제로 흘러가는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당국의 반부패 정책으로 관료들이 투자에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투자에 대한 중국 국내 수요 자체가 약하다는 분석도 있다.

샤먼(廈門)대학의 경제학 교수인 리 웬푸는 다른 견해를 제시하며 "투자 수요는 많고,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민간 투자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국가가 지배하고 있는 사업영역의 독점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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