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은 지난 25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만났고 (유상증자)검토를 지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떳떳하지 못할 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은평구 진관동 하나고등학교에서 열린 학교탐방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김찬경 회장에게서 저축은행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고, (실무진에게)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그는 "김찬경 회장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소개시켜준 것은 아니다"며 "천 회장과 김찬경 회장이 무슨 관계인지도 잘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소개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해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누구인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또 "미래저축은행 증자에는 철저하게 상업적으로 판단해서 참여했으며 담보가 이중 삼중으로 잡혀 있어서 염려할 필요 없다는 (실무진의)보고도 받았다"며 "하나은행의 분위기가 압력을 가하고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김찬경 회장이 실질 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아름다운 골프장 회원권을 두 사람간 친분 때문에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회장은 "골프장 회원권은 있는지도 몰랐고, 알아보니 몇년 전에 산 것인데 그때는 김찬경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유상증자 이후 김찬경 회장을 만난 적이 없으며 연락을 하거나 하는 사이도 아니다"며 "밀항을 할 정도의 수준인 사람이라는 게 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성규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사장에게 청와대 행장관의 친형이 운영하던 병원의 선순위 채권을 미래저축은행에 팔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성규 사장이 절대로 그런 것에 좌우될 사람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에게 전화한 적은 있지만 그 건 때문에 한 것도 아니다"며 "미래저축은행이 사려고 한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판단의 잘못은 있을 수 있지만 금융인생을 걸고 절대로 압력을 행사하거나 한 적은 없다"며 "아직 검찰에서 연락이 오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를 하고 있으며, 모든 게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하나고 탐방 행사는 한 달 반 전 예정됐으며, 김 전 회장은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참여 문제로 의혹을 받자 행사 취소를 검토했으나 그대로 진행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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