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4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시장은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자 수 급증에 주목했지만 외환시장 등은 부진한 임금 상승률을 주시하면서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2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데다 유가가 상승세를 보여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미국 고용시장이 개선세를 나타낸 데 따라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는 고용증가 호조와 뉴욕 유가 강세로 엔화에 상승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증폭으로 유로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지난 2월 고용지표 호조가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상쇄한 데다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11주 연속 줄어든 데 힘입어 상승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4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9만5천명을 상회한 것이다.

2월 실업률은 전월과 같은 4.9%였다. 애널리스트들은 4.9%로 전망했다.

지난 1월 고용은 당초 15만1천명 증가에서 17만2천명 증가로, 지난해 12월 고용 역시 26만2천명 증가에서 27만1천명 증가로 각각 수정됐다.

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3센트 하락한 25.35달러를 나타냈다. 임금은 전월 대비 0.1% 하락했으나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1월에는 2.5% 상승했다.

주간 평균 노동시간은 0.2시간 줄어든 34.4시간을 보여 2014년 1월 이후 주간 기준으로 최저를 나타냈다.

2월 경제활동참여율은 62.9%로 상승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활동참여율은 지난 9월 62.4%로 1977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일할 의사는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한계근로자나 시간제 근로자 등을 반영한 광범위한 체감 실업률인 U6는 2월 9.7%를 나타내 2008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1월에는 9.9%였다.

2월에는 레스토랑과 헬스캐어, 교육, 건설부문이 고용증가를 견인했다. 광업부문의 고용은 1만9천명 감소했다.

또 미 상무부는 1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2.2% 증가한 457억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40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1월 수출은 2.1% 감소했고 수입 역시 1.3%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 무역적자는 당초 434억달러에서 447억달러로 조정됐다.

1월 상품 수출은 201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세계 경제가 올 1월에 여전히 약한 모습임을 확인한 것이다.

강한 달러화 역시 미국 수출품 가격 상승을 부추겨 미국 수출과 제조업체들의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본재와 산업재, 음식, 소비재 등의 출하가 일제히 감소했다.

1월 수입 원유의 배럴당 평균 가격이 32.06달러로 2004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것은 원유 생산업체들을 강타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댈러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올해 실업률은 추가로 소폭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미국 경제가 지난해와 비슷한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일 "연준은 경기 조절적인 정책을 제거하는 결정을 할 때 인내심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87포인트(0.37%) 상승한 17,006.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59포인트(0.33%) 높은 1,999.9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60포인트(0.20%) 오른 4,717.0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장기간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7,000선을 웃돌았으며, S&P 500지수는 장중 2,0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올린 역할을 했다. 다만, 임금 상승세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 고용지표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저임금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임금 상승을 제한한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소재업종이 1% 이상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기술과 금융, 에너지, 필수소비주 등이 강세를 나타냈지만, 통신업종과 헬스케어업종은 소폭 내림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애플이 1.4% 오름세를 보였고, 듀폰도 2% 넘게 올랐다.

휴렛팩커드는 전일 시장 예상을 웃돈 이익과 매출을 발표한 데 따라 13% 넘게 급등했다.

노스코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프랭크 인가라 트레이더 헤드는 "투자자들은 강한 경제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이는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주식 거래에 약간 주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 강세도 주가 상승에 일조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0.30% 상승한 16.8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5/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2bp 오른 연 1.883%로 지난 2월1일(종가 기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1.7bp 상승해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를 오름폭을 보였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높아진 2.704%를 나타냈다. 이번주에는 7.3bp 높아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2bp 상승한 0.877%로 지난 1월 후반 이후 최고치를 가록했다. 이번주에는 7.6bp 올랐다.

국채가격은 고용지표 헤드라인이 호조를 보인 뒤 떨어졌다. 외환과 금시장 등이 헤드라인보다는 임금 상승률을 주시한 반면 국채시장은 헤드라인에 더 주목했다. 이에 따라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902%까지 올라 지난 2월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든밴스매니지먼트 글로벌인컴부문의 공동 디렉터는 고용지표가 계속 긍정적 모습을 보인다면 Fed가 오는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3주 동안 경제지표와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는 수익률 상승을 견인하기에 충분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수주 동안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공포가 과도했음이 확인된 듯하다면서 그러나 수익률의 오름폭은 해외발 매수세 유입으로 제한적일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으로 미 국채수익률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일본과 ECB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반면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오는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 반영한 데 그쳤다. 12월 가능성은 67%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추가 금리인하와 자산 매입 규모 확대 등이 예상되는 데다 임금 상승률 역시 전월 대비 하락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발 지표 호조에도 국채가격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물가 상승압력이 약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Fed가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그러나 최근일부 경제지표가 긍정적 모습을 보이며 수익률의 추가 하락이 제한된 것이 이날 국채수익률의 상승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광업(에너지 포함)과 유틸리티 업종의 임금이 0.5%와 0.6% 떨어졌고 임시직들의 임금 역시 지난 2개월 동안 하락했다고 전했다.

임시직의 2개월 연속 임금 하락은 향후 수개월 동안 강한 고용을 창출할 가능성이 작아졌음을 나타낸다.

RBS는 고용지표 호조가 Fed의 통화정책에 변화를 줄 것 같지 않다면서 시장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번주에 85%까지 반영했고, 2017년 3월에나 100%를 반영했다고 전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9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3.61엔보다 0.33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01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0960달러보다 0.0041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36엔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24.53엔보다 0.83엔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파운드당 1.4223달러를 나타내 전날 가격인 1.4190달러보다 0.0033달러 올랐다.

달러화는 고용지표가 나온 뒤 주요 통화에 급등 후 급반락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고용지표 헤드라인은 호조를 보였으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임금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시장이 임금 상승률에 주목하기 시작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껏해야 한차례 정도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달러화는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보인 데다 유가가 강세(3.9%)를 나타냄에 따라 엔화에 반등했다.

이후 뉴욕증시가 장중 강세를 접고 보합권 혼조세로 내려앉아 달러화가 엔화에 오름폭을 줄였다.

유로화는 이날 한때 1주일 만에 최고치이자 200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1.1045달러까지 올랐다. 파운드화 역시 달러화에 1.4248달러까지 올라 11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웰스파고인베스트먼트인스티튜트의 스콧 렌 글로벌 증시전략가는 고용지표는 좋은 수준이지만 대단한 수준은 아니라면서 민간부문의 임금 상승률 하락은 Fed의 올해 금리인상이 1차례에 불과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다른 시장관계자는 "고용 결과가 경제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밝힌 Fed에 정책적 변화를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그러나 오는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수준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용지표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Fed의 매파와 비둘기파 위원들의 격론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오는 10일 ECB가 예금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낸 것은 ECB가 아직 추가 금리인하 등에 대한 어떤 합의를 봤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TD증권의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예금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운 데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정책 수단을 쓸지도 확인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역시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10일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유로화를 매입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 회의를 앞두고 유로화가 1.10달러 위로 상승하는 강세를 보임에 따라 이익실현 매물이 나와 오름폭이 줄어들었다면서 그러나 ECB가 시장의 예상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화의 움직임을 지배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5달러(3.9%)나 오른 35.92달러에 마쳐 지난 1월5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주 유가는 9.6%가량 올랐다.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전망과 상승 재료 부각으로 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고용이 증가하면 더 많은 사람이 휘발유 등 에너지를 더 소비하게 된다.

시장은 또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6주 연속 감소하며 하루 908만배럴로 줄어든 것을 다시 재료로 내세웠다.

여기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최근 유가 상승으로 강세를 나타낸 것 역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매수세를 견인하며 미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그러나 유가가 40달러를 넘어서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증산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 선 근처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이 강하다.

오후 들어 유전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가 3월4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8개 줄어든 392개를 나타내 11주 연속 감소했다고 밝혀 유가가 오름폭을 늘렸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13개 감소한 489개로 집계돼 1999년 4월23일(488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발 산유량 감소 기대로 유가가 35달러를 완전히 넘어선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협력전략을 위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 회동이 있을 예정이라고 엠마누엘 이베 카치쿠 나이지리아 석유장관 겸 OPEC 의장이 밝혔다면서 그러나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했기 때문에 유가가 40달러대에 안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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