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매수세가 위축될 전망이다.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내리고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글로벌 채권시장은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등 단타 매매 세력의 수급이 재료로 작용하면서 금리 수준이 결정될것으로 보인다.

현지시간으로 10일 ECB는 기준금리인 '레피(Refi·refinancing rate)' 금리를 연 '0.0%'(사상 최저치)로 5bp 인하했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도 마이너스(-) 0.30%에서 -0.40%로 10bp 내렸다. 600억유로던 월간 자산매입 규모도 오는 4월부터는 200억유로를 추가로 늘린다. 매입대상에는 비은행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도 포함한다.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오는 6월부터 2차로 가동해 실물경제에 대한 대출을 장려한다.

ECB는 시중의 유동성을 늘리고 중앙은행으로서 기업의 최종대부자 역할까지 자처했다. 상당한 리스크를 떠안으면서 부양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었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표출됐다.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락해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도 약해졌다.

그야말로 정책기대에 사고 뉴스에 파는 형국이 재현됐다. ECB가 작년 12월에 부양책을 발표했을 때와 같은 패턴이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는 하루 만에 7.03bp가 올랐다. 런던 증시와 독일 증시는 각각 1.78%, 2.31% 하락했다. 파리 증시도 1.70% 후퇴했다.

이제 글로벌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일본과 연방준비제도(Fed)로 넘어가게 됐다. 미국이 예상보다 매파적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달러 자산만 선호되는 현상이 재개될지 모른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여전한 셈이다.

ECB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반응은 서울채권시장에 호재가 아닐 수 있다. 통화정책 효과에 대한 불안감이 확대해 국내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적으로 금리인하에 맞는 환경이 조성될지 시장참가자들도 계속 주시해야 하는 상태가 됐다. 이에 따라 이날 채권시장은 매수세가 관망하는 장세가 될 수 있다. 국채선물 롤오버(만기 연장)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채권 약세가 진행된 만큼 외국인의 선현물 매매에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다. 전날 외국인은 금통위 금리 동결과 소수의견에 대한 실망감에 국채선물을 투매했다.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의 매도 규모는 2만 계약 가까이 육박했다. 이러한 모습이 이날도 이어지는지 지켜봐야 한다.

◇ 美 금리·환율 동반 상승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를 보면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5.47bp 상승한 1.9342%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4.44bp, 3.40bp 올랐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7.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3.50원)보다 2.35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3포인트(0.03%) 하락한 16,995.13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5센트(1.18%) 낮아진 37.84달러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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