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채권시장은 대기 매수세가 꾸준하게 유입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금리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장중 진행하는 기자단 오찬간담회는 변수다. 수급을 바꿀 가능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

재닛 옐런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29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경제전망에 대한 위험요인들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조정은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며 "연방기금금리가 이렇게 낮은 상태에서 경제 불안에 대해 연준이 대응하는 데 사용할 전통적인 통화정책들은 비대칭적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12월에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지만, 최근의 이런 속도가 지속적이라고 판명될지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옐런 의장은 시장의 기대보다 도비시(비둘기파) 하다고 평가됐고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8.07bp 떨어진 1.8054%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8.08bp, 5.63bp 낮아졌다. 4월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하면서 기간별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서울채권시장은 호재가 추가됐다. 국내 금리인하의 가장 큰 걸림돌인 미국의 금리인상이 줄곧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유출 우려가 줄고 성장률이 떨어지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

이날 채권시장은 강세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비둘기파 옐런에 금리 하단을 테스트하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 저점인 국고 3년물 1.431%, 국고 10년물 1.766%에 얼마나 더 다가갈지 지켜봐야 한다. 매수세가 몰린다면 새로운 기록을 만들 수도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일차 저항선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장중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낮 12시에 출입기자단과 취임 2주년 오찬간담회를 한다.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이 내용이 오후 3시 전후로 보도될 수 있다. 이 발언의 성격과 루머 등으로 장 막판까지 시장참가자들의 긴장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한국판 양적완화 공약이 출현하고 나서 국채선물 매수세를 확대한 외국인의 매매 패턴도 관심 대상이다. 이들은 전날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을 1만계약 이상 사들이며 금리인하 베팅에 시동을 걸었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전 9시20분에 아태지역 개발재원 고위 후속 대화 특별연설에 나선다. 오전 11시15분에는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를 방문한다.

◇ 환율·유가 동반 하락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58.1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63.80원)보다 6.60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1달러(2.8%) 낮아진 3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15일 이후 최저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72포인트(0.56%) 상승한 17,633.11을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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