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채권시장은 눈치 보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월말 경제지표를 소화하고 거래 모멘텀이 다소 제한된 탓이다. 미국 재무부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관찰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지정한 영향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는 현지시간으로 29일 내놓은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을 지정했다. 재무부는 대미 무역흑자가 일정 수준을 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당국의 통화가치 상승을 막고자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의 반복적인 개입을 했는지 등을 측정했다. 우리나라는 무역흑자와 경상흑자 기준에서 문제가 됐다.

재무부는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3월까지 원화 가치 하락을 막고자 개입에 나섰다"며 "선물환과 스와프시장을 포함해 260억 달러의 외환을 판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관찰대상국의 원인이 된 경상흑자는 규모가 확대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경상흑자는 100억9천만달러로 집계됐다. 6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넘겼다. 이처럼 흑자 규모가 커지면 지속적으로 원화 절상 요인이 된다.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더 떨어진다고 보면 서울채권시장에서 활동하는 외국인의 매수세도 활발해질 수 있다. 상반기 안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컨센서스도 상당하다. 외국인이 매매하는 재료로 환율이 크게 작용하고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큰 만큼 외국인의 방향성이 확고해지는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채권시장은 눈치 보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월말 경제지표를 소화하면서 거래할 유인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임종룡 금융위원장까지 한국판 양적완화(QE)를 찬성하고 나섰지만, 당장 채권시장의 정책 기대를 키우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참가자들은 정치권의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되길 기다리고 있다.

굵직한 이벤트가 제한될 때 외국인 선현물 매매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이들은 지난주 3년 만기 국채선물(KTB)과 10년 만기 국채선물(LKTB)을 각각 9천838계약, 4천425계약 순매수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모두 국제회의 참석차 독일 출장길에 올랐다. 한국판 QE에 대한 논란 속에 특이 발언이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 기재부는 오전 9시40분부터 선매출을 포함한 국고 3년물 입찰에 나선다. 한은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통화안정증권 182일물과 91일물을 입찰에 부친다.

◇ 美 금리 보합권…환율 상승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를 보면 현지시간으로 29일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63bp 상승한 1.8343%를 기록했다. 2년물은 0.78bp 내렸고 30년물은 0.23bp 떨어졌다. 1분기 성장률을 소화하고 나서 시장이 정체에 빠졌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4.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5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9.30원)보다 4.65원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은 안도감에 레벨을 높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12포인트(0.32%) 하락한 17,773.64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센트(0.2%) 하락한 45.92달러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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