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채권시장은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출장길에 오른 당국자의 입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주요 발언이 나오는지 등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전일처럼 시장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세력이 있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의 거래량은 5만2천3계약에 머물렀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전인 지난달 12일 이후 가장 적다. 보통 공휴일을 앞두고 오버나이트 리스크 등을 염려해 거래량이 줄어들긴 하지만, 이번에는 그 시기가 좀 빨리 왔다.

최근 굵직한 이벤트 등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이 상당한 피로감을 느낀 결과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의 정책 회의, 월말 경제지표를 가격에 반영했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박근혜 대통령의 양적완화 관련 발언과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다수 재료가 금리를 떨어뜨린 탓에 단기적으로나마 매수세를 쉬어가거나 숏(매도)을 보는 참가자들이 출현하고 있다. 외국인도 이러한 참가자 중 하나다. 이들은 전일 장단기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했는데 10년 만기 국채선물(LKTB)의 매도 규모는 약 보름 만에 가장 많다.

특이한 점은 잠시라도 숏을 보는 시장참가자들의 생각이 다 다르다. 어떤 참가자는 구조조정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 있기에 숏이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기대에 사고 뉴스에 팔 때가 됐다는 논리다. 다른 참가자는 5월 금리인하가 아니라면 누적된 포지션이 부담이라고 진단한다. 이 외 또 다른 참가자는 국제유가나 글로벌 채권 동향 등이 강세의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같은 포지션으로 가는 참가자들끼리도 생각이 다른 탓에 전략도 천차만별이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많다는 뜻이다. 적은 거래량에 적극적인 베팅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날 채권시장도 단기 수급과 구조조정 관련 움직임 등을 살피며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국고채 입찰은 기간별 수익률 곡선(커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 공조가 제기되는 만큼 독일 출장길에 오른 주요 당국자가 특이 발언을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모두 한·중·일 및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독일에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를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목표치에 못 미치지만, 컨센서스에는 부합한다. 기재부는 오전 10시40분부터 국고 30년물 입찰을 진행한다. 한은은 오전 10시부터 통화안정증권 조기환매를 입찰에 부친다.

◇ 美 금리 상승…환율 보합권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를 보면 현지시간으로 2일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4.0bp 상승한 1.8743%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1.59bp, 4.69bp 올랐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8.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7.80원)와 동일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52포인트(0.66%) 오른 17,891.16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14달러(2.5%) 낮아진 44.78달러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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