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졌음에도 2년물 국채 입찰에서 탄탄한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낙폭을 줄이는 양상을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5/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9bp 오른 연 1.859%에서 거래됐다. 국채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bp 상승한 0.909%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3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높아진 2.643%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연준의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단기물 매도가 강해지는 데다 위험자산 선호로 뉴욕증시와 뉴욕 유가가 큰 폭으로 뛰고 주택 지표도 호조를 보임에 따라 내렸다.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의 상승으로 10년 만기 물과 수익률 격차가 0.93%포인트로 지난주의 0.94%포인트보다 좁혀져 2007년 말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두 수익률의 격차 축소는 수익률 곡선을 더 눕히는 결과를 낳는다.

과거 미 국채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세계 산업생산과 수출량 지표와 동반 하락해왔다는 점에서 연준이 금리 결정 전에 해외 역풍에 대해서 더 주시해야 하는 불길한 신호라는 진단도 나왔다.

야드리리서치의 에드 야드니는 "미국 경제가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감당할 수 있더라도 나머지 세계는 아닐 수 있다"며 이는 세계 경제가 이전보다 더 상호의존적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은 연준이 미국 경제와 해외 금융시장이나 경제여건과 연계성을 인정하는 것을 보여 왔다.

지난 4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가 공급물량 제한으로 8년여 만에 최대를 나타내는 호조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4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연율 61만9천 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2만3천 채를 대폭 웃돈 것이며 2008년 1월 이후 최대를 보인 것이다. 월간 기준으로도 24년(1992년 1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주택판매 호조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주 강세로 200포인트가 넘게 상승했다.

애버딘자산관리회사의 린 첸 선임 매니저는 "미 경제 성장세는 올해 한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견뎌내기에 충분히 강하다"며 "채권시장은 위험에 대한 조정 장세를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연준이 2~3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6월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점도 국채시장의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을 34%, 12월은 81%로 높여서 반영했다. 한 달 전만 해도 6월은 제로(0), 12월은 46%였다.

뉴욕 유가는 미 원유재고 감소 기대에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딛고 배럴당 48.62달러로 반등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에서 마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 만기 국채 입찰 호조로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 달러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연 0.920%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3.00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인 2.98배와 거의 같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9.8%로 최근 평균인 47.6%를 소폭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32.5%로 최근 평균인 15.1%를 대폭 웃돌았다.

입찰 후 2년 만기 국채수익률 역시 전장보다 0.8bp 높은 0.909%를 기록했다.

노무라는 최근 방문한 중앙은행, 연기금 등의 아시아 기관투자자들은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이 1.60~1.80%에서 등락할 것으로 주로 내다봤다며 이들은 1.90%나 2% 선이 돌파되면 확신을 하고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번 주 후반인 27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공개석상에 등장하고 6월 6일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연설한다며 6월 연설은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발표가 나온 후 3일 뒤에 나와서 주목도가 더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와 1%도 안 되는 수익률 때문에 2년물 입찰 수요가 많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며 이날 등장한 수요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시행 중인 해외 중앙은행들 때문에 양질의 신용도를 가진 데다 수익률마저 높은 미 국채에 대한 무차별적인 매수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며 이는 미 국채수익률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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