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브렉시트 찬반 투표를 앞두고 독일, 일본 등의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여파로 올랐다.

엔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여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작아진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가능성으로 위험자산 회피가 강해져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 증가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중순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의 94.7보다 낮아진 94.3을 나타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93.8이었다.

향후 일 년 동안의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4%를 보여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3%를 나타내 전월의 2.5%보다 낮아지며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기대 인플레율을 측정하는 지표인 10년물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 수익률-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은 향후 19년 동안 평균 1.56%를 나타낼 것임을 반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9.85포인트(0.67%) 하락한 17,865.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41포인트(0.92%) 낮은 2,096.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4.07포인트(1.29%) 떨어진 4,894.5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다음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둔 불안감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독일과 일본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데다 국제유가까지 내림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 가까이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과 기술업종, 임의소비업종도 각각 1% 넘게 하락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골드만삭스가 2%, JP모건이 1.4% 떨어졌다.

트위터의 주가는 사용자의 정보가 유출돼 인터넷 암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4% 가까이 하락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례를 조사하는 검색엔진 '리크트소스'는 트위터 사용자 3천289만 명의 이메일 주소와 암호 등 계정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6월 미국 소비자들의 태도 지수는 긍정적 개인 재정 상황에도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여러 가지 불확실성 속에서 경제지표 등을 통해 시장 상승 재료를 찾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지수가 최근 주요 저항선인 2,100선 부근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아직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뚫고 상승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6.33% 상승한 17.0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2/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3.9bp 하락한 연 1.639%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13년 5월 이후 가장 낮다. 주간으로 6.9bp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4bp 낮은 0.739%를 나타냈다. 지난달 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일주일 동안 4.5bp가 하락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3bp 내린 2.447%를 보였다. 한 주간 7.1bp 밀리며 2015년 2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브렉시트 우려가 강해지면서 독일, 일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데다 뉴욕유가 하락으로 뉴욕증시도 내린 데 힘입어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의 하나로 채권매입프로그램 확대에 나서면서 우량채권이 귀해진 데다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불안 심리가 강해지자 독일 국채 '분트'에 이어 또 다른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 수익률도 하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장중 한때 0.015%로 떨어졌다가 0.022%에 마쳤다. 같은 만기 영국 국채와 일본 국채수익률은 1.234%와 마이너스(-) 0.155%로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2년 만기물과 수익률 격차가 90bp에 마쳐 2007년 11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됐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미래 경기에 대한 채권시장의 전망이 더 비관적이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태도지수 항목 중에서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가 하락해 다음 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더 낮췄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오름폭이 소폭 줄었으나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연준의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급격히 약화됐음에도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났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증폭으로 투자자들은 유럽증시펀드를 18주 연속 매도했으며 영국 증시펀드 역시 지난 14주 동안 12주나 팔아 지웠다.

전략가들은 세계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경제 성장에 관한 좋은 소식을 찾는 것이 어렵다며 장기 수익률이 반등할 것이라는 진단을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 주 14~15일 열리는 6월 FOMC를 앞두고 있어 거래자들이 거래에 많이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분트' 수익률이 제로(0)로 갈 가능성이 무척 커지고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는 것은 위험자산인 증시에 안 좋은 징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만 분트 수익률이 제로가 되면 차익실현 성격으로 주변을 다시 점검하는 성격의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며 FOMC와 브렉시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디스의 존 론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보통주는 최소한 15% 이상 고평가됐다"며 "주식과 회사채 수익률 간 상관관계가 매우 밀접했던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주식시장에 대규모 매도세가 나오고 이는 크레디트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또 낮은 인플레 지속과 브렉시트로 연준이 다음 주 금리를 동결한 뒤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에도 연준이 미 경제의 건강성을 강조하며 올 후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9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07엔보다 0.11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4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13달러보다 0.0064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3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1.16엔보다 0.81엔 하락했다.

엔화는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진 덕분에 유로화와 달러화에 대해 모두 상승했다.

유로화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네덜란드 등 다른 회원국의 탈퇴 가능성이 커져 EU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불안으로 위험자산 취급을 받아 달러화와 엔화에 모두 내렸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EU 탈퇴 전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를 들어 영국과 밀접한 관계의 네덜란드가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쇼이블레는 오는 23일 찬반 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영국은 경제적으로 고전할 것이고 EU 내 다른 회원국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ING 애널리스트들은 유로-달러의 차트상 저항선은 1.1330-1.3340달러라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가까워질수록 유로-달러가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며 1.220-1.1250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렉시트 우려로 전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일면서 독일, 일본, 미국의 국채가격이 급등한 여파도 외환시장으로 전해졌다.

이날 발표된 미 소비자태도지수는 하락해 다음 주 14~15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였다.

엔화는 오후 들어 달러화에 오름폭 줄이기도 했지만 다음주 FOMC를 앞두고 큰 폭의 변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하락세를 지속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이번 주 나온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시장 예상보다 줄면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여전히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점도 연준에 부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현재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선호 받고 있지만 금리차로 보면 미국채 수익률이 가장 높고 이는 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이끌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연준이 다음 주 금리 동결 후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고용시장 호조를 다시 언급하면서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고수할 경우 달러화 가치는 다시 반등할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준이 7월 또는 9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재부각됐다며 달러화가 엔화에 낙폭을 급격히 축소해 보합권을 회복했고 유로화에 오름폭을 늘렸다고 덧붙였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우려에다 시장 유동성이 말라 7주 내 최저치인 1.4253달러로 하락해 하루 동안 1.4%나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49달러(3%) 하락한 49.07달러에 마쳤다. WTI는 이번 주 0.9% 상승했다.

미국 원유 생산 증가 우려와 달러화 강세가 유가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가 2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원유 생산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014년 중순부터 유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원유 생산 기업들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을 줄여왔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50달러 선을 넘어선 데 따라 다시 공급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베이커휴즈는 이날 미국의 주간 원유채굴장비수가 3개 늘어난 238개를 기록해 2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주에는 원유채굴장비수가 9개 증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원유채굴장비수 변화를 바탕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 활동이 다시 살아날지를 가늠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생산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은 다시 유가 하락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유채굴장비수가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을 넘어서지는 않았다며 원유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인 것도 이날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4.48을 기록했다. 전일 종가는 94.09였다.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약화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가는 이번 주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51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과 원유 공급 재증가 전망 등으로 소폭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다음 주 유가는 다시 경제 기본 체력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가 여전히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 따라 유가는 43달러 선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음 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월간 보고서가 발표된다며 원유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로벌리스크매니지먼트의 마이클 폴슨 애널리스트는 "오늘 유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기다려 지켜보자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유 시장이 재균형을 잡아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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