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에서 무거운 레인지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시선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보다 일본은행(BOJ) 금융정책회의 쪽으로 기울고 있다.

FOMC에 대한 경계심은 상당 부분 희석되고 있다. 당장 이번달에 금리를 올리기 보다는 9월쯤 인상할 것을 시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에 시장참가자들이 베팅은 조심스럽다.

FOMC 직후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지 않은 점도 심리에 제한을 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탠스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있다.

이번주 후반에 열리는 BOJ회의를 앞두고 롱포지션을 구축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형국이다. '헬리콥터 머니'에 준하는 양적완화책이 나온다면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BOJ의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나오고 있다.

전일 일본 정부가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지출 총액을 6조엔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예상했던 20조엔 규모의 정책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서울환시에서의 달러 매수는 역부족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이날도 이어진다면 달러화가 강하게 튀어 오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과 현물환 환율의 상반된 흐름도 롱플레이어을 위축시키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주부터 줄곧 역외 NDF 환율이 올랐다가 서울환시에서 빠지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상승 개장 후 점차 무거워지는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의 정책변수가 시장의 기대와 엇박자를 보이면서 서울환시는 또 다른 돌발변수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이번달 핵심 이벤트로 꼽혔던 FOMC와 BOJ 금융정책회의에서 시그널만 나오거나, 아무 시그널도 없는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다. 미국은 당장 금리인상으로 선회하기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고, 일본은 대규모 완화책을 펼치는데 정책 부담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서울환시는 달러-엔 환율 흐름을 눈여겨 볼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은 104엔대로 하락한 후 지지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이 일본의 완화책 전망 약화로 하락세를 보인다면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다만, 달러-엔 환율이 반등하더라도 달러 강세보다 엔화 약세에 따른 원화 강세 쪽으로 기울 여지도 있다.

주목할 점은 하루 만에 일본의 정책 기대가 되살아날지 여부다. 이미 시장의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이벤트가 생길지 관심을 둘 만하다.

역내 수급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 1,130원대 중후반에서는 매수세도 만만치 않기에 결제수요가 유입되면서 달러화가 지지력을 보일 수 있다. 달러화가 오를 때마다 월말 수출 네고물량에 막히면서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날 오후 2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다.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예정돼 있다. 추경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확대된 만큼 장막판 경기부양 전망에 따른 원화 강세가 나타날지 주목할 만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7시30분 국회 경제재정연구포럼에서 강연한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완화가 과도하면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수 있다"며 "재정여건이 경기부진과 고용위축 대응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역외 NDF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8.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환시 현물환종가(1,134.90원)보다 3.3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36.50원, 고점은 1,139.50원을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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