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로 반등하면서 최근 하락세에 대한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심이 커졌다. 당국은 전일 종가관리와 구두개입성 코멘트로 달러화 지지력을 확보했다. 특히 전일 달러화가 장막판에 1,110원대로 올라선 만큼 외환당국이 변동성 뿐만 아니라 레벨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가 나타나고, 엔화 등 대부분의 주요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원화 절상속도가 빨라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을 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과다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추격 매도에 나서기보다 1,110원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는 흐름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에 맞서지 말라'는 시장의 격언이 당분간 달러-원 환율이 분위기를 좌우할 공산이 크다.

주목할 점은 외환당국이 얼마나 환율을 지탱할 수 있을지 여부다. 당장은 하단을 스무딩오퍼레이션으로 떠받친 상태지만 달러 매수를 이끌 대내외 리스크요인은 대부분 희석된 상태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해지면서 금리인상 기대마저 누그러지고 있다.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재차 글로벌 경기 우려에 따른 불안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아직 달러화 상승세가 탄력받을 정도는 아니다. 주말인 오는 5일에 발표될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시장 시선이 다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장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하락한 점은 달러 매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배럴당 39.51달러에 마쳐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40달러대를 밑돌았다. 이는 서울환시에서 달러 매수세를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

오전중에는 전일 절하고시됐던 달러-위안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 축소 등도 매수 여건을 형성할 수 있다.

당국 스무딩이 달러 매수의 빌미로 작용한 것은 최근 달러화가 연달아 연저점을 경신한데 따른 부담의 영향이 크다. 마침 추격 매도하기에 부담스럽던 찰나에 외환당국 스무딩이 유입되면서 숏커버와 롱플레이를 촉발한 셈이다.

달러화 1,100원대 초반에서 단기저점 인식이 팽배해졌음에도 매수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조정폭이 제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역내 수급은 휴가철로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줄어들 여지도 있으나 달러화가 단기 반등하면 그만큼 수급상 달러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 달러화가 수급과 당국 사이에서 눈치보기를 이어가며 반등폭을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74포인트(0.49%) 하락한 18,313.77에 거래를 마쳤다.

대외 경제지표는 이날 개장전 일본은행(BOJ)의 6월 금융정책회의 의사록이 발표될 예정이다. BOJ는 지난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한 바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1,112.35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시장 종가(1,110.00원)보다 2.0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06.50원에, 고점은 1,113.4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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