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로 재차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일 10.90원 급락하면서 달러화는 어느 정도 포지션플레이의 여력을 쌓은 상태다. 오는 22일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불거지고 있어 한 주간 달러 강세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달러화는 매수 일변도로 흐르기보다 전일 조정을 받으면서 추격 매수를 위한 룸(여유분)을 마련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미국 지역 연방준비은행들이 재할인율 인상을 주장한 부분은 눈여겨 볼 만하다. 총 12곳의 지역 연은 중 절반인 6곳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재할인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까지 클리블랜드, 샌프란시스코, 리치먼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4곳이 주장한 데 이어 6월에 보스턴과 세인트루이스도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 위원들의 단기 금리 전망의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금리인상 관측에도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서울환시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미국 금리인상 재료에 대해서는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종종 불거져 나오는 금리인상의 징후들을 간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이 시장에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닛 옐런 의장이 지표에 무게를 둘 가능성도 있다. 시장의 시선이 잭슨홀에 집중되고 있어 서울환시도 재차 롱포지션으로 기울 공산이 크다.

가계부채 논란이 커지는 점도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분기말 기준 1천223조7천억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 등은 가계 주택담보대출 관리를 시중은행들에 주문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25일 2분기중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한다. 일부 역외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를 펀더멘털 악화 요인 중의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 이는 달러 매수의 빌미가 될 여지도 있다.

이처럼 달러화가 재차 매수세에 시동을 걸 수 있는 여건이지만 달러-엔 환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달러-엔 환율이 100엔선을 밑돌면 서울환시에서 달러화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1,120원대에서 수출업체들이 활발하게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는 점은 달러화 상승폭을 제한할 요인이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보며 본격적으로 롱포지션을 쌓기 시작한다면 수출업체들이 느긋해질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가 이미 연저점을 찍고 온 만큼 달러 수요가 있는 수입업체들이 오히려 바빠질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1,120원대로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0.70원에 최종호가 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115.60원)보다 4.9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15.80원에, 고점은 1,120.8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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