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가격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내용이 상반되게 해석되자 오락가락하다가 연준 내 분위기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쪽으로 쏠리자 내렸다.

달러화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 내용에 대한 풀이가 매파 쪽으로 쏠림에 따라 올랐다.

주요 증시 지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에 달러화가 상승한 데 따라 상승 폭을 축소했다.

옐런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면서도 결정은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용시장의 지속된 견고한 성과와 경제 활동 및 물가 상승률에 대한 우리의 전망을 고려하면 연방기금(FF)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다만 "우리의 결정은 항상 발표되는 지표가 (연준의) 전망을 확신케 해주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피셔 부의장은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기준금리 인상 및 올해 한 번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옐런 의장의) 발언은 두 질문에 대해 '그렇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지표를 확인할 때까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연준 위원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놨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메스터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경제가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도 9월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 적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옐런 연설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올해 2분기(2016년 4~6월) 미국 경제는 전 세계 성장률 약화 등의 악재에도 기업들의 순익이 2개 분기 연속 증가한 데 힘입어 성장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계절 조정치)가 속보치 연율 1.2%보다 소폭 하향 조정된 1.1%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지난 7월 미국의 상품수지 적자는 전월 645억 달러보다 줄어든 593억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625억 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미국의 8월 소비자태도지수는 연말을 앞두고 가계의 금융여건에 대한 낙관론이 약화해 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8월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의 90보다 하락한 89.8을 나타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1.0을 하회한 것이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3.01포인트(0.29%) 하락한 18,395.4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3포인트(0.16%) 낮은 2,169.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72포인트(0.13%) 높은 5,218.9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3대 지수는 상승 출발한 이후 장중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이 2.11% 하락해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통신 업종이 1% 넘게 떨어졌고, 산업업종과 소재업종, 에너지업종, 소비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기술업종은 상승했다.

3대 지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직후에는 금리 인상 우려가 약해 오름폭을 늘렸으나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의장 연설에 대해 다음 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하자 하락 전환했다.

다만 나스닥지수는 장 막판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다.

영양제 제조업체인 허벌라이프의 주가는 최대주주인 칼 아이칸이 주식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2.3% 하락했다.

비디오게임 판매업체인 게임스톱의 주가는 분기 매출이 애널리스트의 예상치를 밑돈 데 따라 10.6% 떨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움직임을 나타냈지만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 발언을 소화할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15% 상승한 13.6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6/32포인트 밀렸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5.5 bp 오른 연 1.631%에 거래됐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5.9bp 상승한 0.845%를 나타냈다. 이는 6월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높아진 2.293%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옐련 연준 의장의 연설이 초기에는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약한 것으로 해석돼 상승했다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연설의 매파 부분을 강조하자 오름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연설 직후 옐런의 발언을 평소의 균형 잡힌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린제이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시장 분석가는 옐런의 연설 내용에서 주목할 부분은 "물론 우리의 결정은 언제나 앞으로 나올 지표가 FOMC의 전망을 계속 확신해주는 정도에 달렸다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옐런이 매파 발언을 한 것이라고 규정한 피셔 부의장의 인터뷰 후 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뒤바꿨다.

다우존스는 옐런이 연설에서 경제 낙관을 통해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지만 조기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뉴욕증시가 처음에는 100포인트 높게 올랐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100포인트 넘게 반락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워드 매카시는 옐런은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피셔 연준 부의장의 발언과 연장선에 있다며 특정 시기에 대한 암시는 주지 않았지만 예상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에 금리 인상할 여지를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이안 린젠 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이 진정으로 금리 인상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반락한 후 낙폭을 계속 확대했다.

전략가들은 옐런 발언을 피셔가 가르쳐준 대로 매파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며 다음주 9월2일에 발표되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9월 FOMC 회의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TD뱅크의 빌 핑크 수석 대출 담당자는 옐런 연설 "기저의 메시지"는 여러 요인 때문에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핑크는 2분기 기업 이익의 감소, 기업 투자의 지속적인 부족, 생산성 부진이 그 그림의 일부라며 "내 견해는 이런 상황이 9월에는 확실하게 기준금리를 동결하게 하고 아마도 12월이나 내년 초까지도 인상을 못 하게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에버뱅크의 크리스 개프니 시장 대표는 "결국 옐런의 연설은 우리에게 새로운 걸 준 게 없다"며 "연준 위원들은 여전히 지표 의존적"이라고 말했다.

개프니는 "위원들은 성장이 몇 개월 동안 오를 것으로 봤지만, 지표는 계속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래서 연준의 신뢰성은 계속 의심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월 고용이 16만 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은 5월과 6월에 16만명과 3만8천명에 그쳤다가 7월에 25만5천명으로 대폭 눌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1.7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0.50엔보다 1.28엔(1.25%)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83달러보다 0.0089달러(0.79%)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4.0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3.41보다 0.60엔(0.52%)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13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1888달러보다 0.00563달러(0.42%) 내렸다.

달러화는 처음에는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이 금리 인상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면서도 전체적으로 균형 잡혔다는 것으로 해석돼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에 내렸다가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옐런 연설 내용을 매파적이라고 규정하자 반등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연설 직후에는 옐런의 발언을 평소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했다가 피셔 발언에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다우존스는 옐런이 연설에서 경제 낙관을 통해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지만 조기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뉴욕증시가 처음에는 100포인트 높게 올랐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100포인트 넘게 반락했다고 설명했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전략가는 "옐런 발언은 많은 사람이 예상하던 것보다는 약간 더 긍정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셔 발언대로 옐런 발언을 강한 매파성향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계속됐다.

RBC캐피털마켓츠의 아담 콜 헤드는 "옐런 연설이 우리에게 몰랐던 것을 알려줬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주요 통화에 대해 저항선이 뚫린 여파로 오름폭을 계속 확대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다음주 후반인 9월2일에 발표되는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좌우할 것이라며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다음 주 발표되는 8월 고용이 16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7월에는 25만5천명이었으나 6월과 5월에는 3만8천명과 16만명에 그쳤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과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6%, 61% 반영했다. 전일에는 각각 21%와 54%였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1센트(0.65%) 상승한 47.6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이번 주 3% 하락했다.

유가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의 기준금리 인상 지지 발언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장중 상승 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장중 48달러 이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앞으로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최근 몇 달 동안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달러화는 옐런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며 변동성 있는 모습을 나타내다 피셔 부의장 발언 후 결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며 강세를 보였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이르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강한 신호로 해석됐으며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이러한 분석을 더욱 강화했다.

통상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원유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406개로 전주 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채굴장비 수는 지난 8주 연속 증가세를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다음 달 예정된 산유국들의 비공식 회담에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산유국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이번 회담에서도 산유량 동결 합의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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