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10원대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에 전일 급등세를 보였지만 추격 매수 요인은 줄었다. 연준의 실제 금리를 올릴지 여부는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있어서다.

이번 주말 발표될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로 시장의 시선이 옮겨가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 매수 움직임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고용지표 개선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강하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는 것은 예전보다 미국 금리인상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정도가 약해진 것을 반영한다. 고용지표를 확인하고 싶다기보다 이에 따른 달러 강세 정도를 확인하고 싶은 셈이다.

환시 참가자들의 심리도 달러화 하락에 한 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잭슨홀 미팅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지나가면서 시장 심리가 다소 느슨하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시장 참가자들도 신규 달러 롱포지션을 쌓기가 쉽지 않다. 역외투자자들의 달러 매수가 지속되더라도 강하게 방향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롱플레이가 약해질 수 있다.

월말 장세로 접어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 비해 수출업체 네고물량의 월말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월말 역내 수급은 공급 우위다. 네고물량의 벽을 뚫고 올라갈 정도의 매수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달러화가 하락할 공산이 크다.

달러화가 1,110원대로 진입하면 차츰 수출업체들의 움직임이 둔화될 수 있다. 그럼에도 달러화가 무거운 흐름을 보인다면 재차 네고물량의 유입이 가능하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달러화가 오르는 장에서는 매도에 급히 나설 필요가 없지만 하락하는 장에서는 장중 고점부근에 매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이를 반영해 달러화가 장초반 1,120원선에서 거래되다 차츰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도 눈여겨 볼 변수다.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된 바 있다.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방한한 피치는 우리 경제에 대해 여러가지 평가를 내놓았다.

피치사 관계자들은 지난 26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면담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계부채, 인구 고령화 등을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피치는 그럼에도 우리 경제의 성장, 재정 부문은 견조하고, 대외 지표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경제동향간담회에 앞서 "올해 역대 가장 많은 나라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달러화가 주후반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환시에서 수출업체 네고물량을 어느 정도 소화시킨 후 재차 상승 기반을 다질 공산이 크다.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7.59포인트(0.58%) 상승한 18,502.99에 거래를 마쳤다. 다른 지수들도 상승하면서 증시 전반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9.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5원)를 고려할 때 전일 현물환종가(1,125.00원)보다 5.6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0.10원, 고점은 1,123.00원에서 거래됐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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