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미국 고용지표 대기모드로 돌입하면서 반락할 전망이다.

전일 시장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벤트가 있었다. KEB하나은행 딜링룸을 방문한 최상목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장후반 1,121.00원에 300만달러를 매수한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연출이 가미된 장면이다. 그럼에도 전일 장후반 시장참가자들은 바로 1,121.00원선을 깨고 내려가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지난 2003~2005년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에 나서면서 달러화 1,140.00원이 '최중경 라인'으로 불린 바 있다. 당시 국제금융국장의 이름을 딴 레벨이었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탄력을 받는다면 달러화 1,121.00원이 또 다른 라인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화 강세 요인이 뚜렷하게 불거지지 않으면서 1,120원대에 대한 경계심이 종종 나타날 수 있다.

과거 다소 일방적으로 지지되던 1,140원선과 달리 1,121원선은 유연하게 관리될 공산이 크다. 오히려 당시 현물환 시장가 레벨이었을 뿐 크게 의미를 갖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전일 최 차관은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커진 데 대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장의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 확대에 대해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관리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개장가부터 1,110원대로 진입한 후 점차 지지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 하락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점은 미국 제조업지수가 부진하게 나온 것이다.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는 전월 52.6에서 49.4로 급락했다. 통상 제조업PMI는 50을 기준으로 위쪽은 확장, 아래쪽은 위축을 의미한다. 이번 지수는 마켓워치 조사치인 52.1을 밑돈 것으로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축된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14년 1월 3.2포인트 하락한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표 의존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를 고려할 때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호조만으로 9월 금리인상을 점치기 어려워진 셈이다. 이에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 롱베팅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다. 장후반으로 갈수록 숏포지션 구축도 쉽지 않아 달러화는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 기대가 약해지면서 달러화가 반락하면 전일 별로 나오지 않은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다시금 유입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18.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122.10원)보다 4.0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15.80원에, 고점은 1,124.20원에 거래됐다.

이날 한국은행은 2016년도 BIS주관 글로벌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시장 조사(거래금액부문) 결과와 8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한다. 오는 4~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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