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저점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저점이 1,086.70원 수준으로 하락한 만큼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주목할 부분은 추석 연휴를 앞둔 수출업체 네고물량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거래일을 감안할 때 이날까지 네고물량이 처리돼야 다음주 초반까지 추석자금 확보가 원활하다고 봤다. 네고물량이 이미 일정 부분 처리됐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날 최고조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소문난 잔치는 보통 먹을 것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확인이 필요하다. 이에 역내 수급 영향으로 달러화가 지지되더라도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전일 미국 경기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됐으나 별다른 개선세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번 베이지북에서 12개 지역 중 대부분이 '보통' 또는 '원만한' 성장세를 보였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성장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평가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좋아진 것도 아니다.

연준 인사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최근 고용과 국내총생산(GDP)가 올 하반기 경제회복을 시사한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말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역시 금리인상을 앞당기는 게 낫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연준인사들이 꾸준히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시장이 크게 반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은 9월과 12월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둔 9월보다 대선 이후인 12월이 낫다는 평가와 최근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 고용지표, 서비스지표 등이 연달아 부진하게 나온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금리인상 시점이 임박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시장참가자들이 좀처럼 금리인상에 베팅하지 않는 것이다.

서울환시 역시 미국 금리인상을 둘러싼 분위기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 9월 금리인상 전망 약화와 추석 전 네고물량이라는 조합은 달러화가 저점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이다.

다만,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고려할 때 달러화가 저점을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다. 반면, 당국 입장에서도 금리인상 기대 약화가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반영되는 상황에서 눈에 띄게 레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과도한 시장 개입으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과 변동성 관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집중되면서 달러화가 크게 숏으로 쏠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외환당국이 두드러지게 전면에 나서기 보다 시장의 자율적 반등을 유도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퇴색됐으나 수급이 해소되고 나면 다시 불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달러-엔 환율이 101엔대로 하락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장중 추가 하락한다면 달러 매도 빌미가 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소폭 지지됐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1.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090.00원)보다 0.70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087.00원, 고점은 1,092.2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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