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90원대에서 하방경직성을 보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후보에 대한 우려는 하루 만에 꺾였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미 대선 TV토론에서 맹공을 퍼부으면서 지지율이 급변한 탓이다. 리스크회피 심리가 돌아서면서 달러화는 급격히 롱스탑으로 치달았고, 1,100원선마저 내줬다.

이날 주목할 점은 달러화 1,100원선이 무너진 이유다.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롱플레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하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월말 수출업체 네고물량까지 가세하면서 달러화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즉, 롱재료가 소진되면서 하락한 것으로, 숏재료가 우위를 보인 상황은 아니다.

달러화 1,090원대에서 숏플레이를 추가로 유발할 변수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서울환시는 월말, 분기말 네고물량이 얼마나 더 유입될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개장초 달러화가 1,090원대를 나타내는 상황에서 크게 반등하지 못한다면 수출업체들이 재차 달러 매도에 나설 수 있다.

최근 수출업체 네고물량은 달러화가 반등하면 집중돼서 나오는 경향이 있다. 달러화 연저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수출업체들도 달러 매도 타이밍에 신중해진 셈이다. 달러화가 어느 정도 지지력을 보이면 수출업체의 저울질이 이어질 수 있다.

서울환시는 외환당국 개입스탠스를 다시금 의식하기 시작했다. 전일 외환당국은 달러화가 1,100원선을 내주는 상황에서 롱스탑을 강하게 막지는 않았다. 이날도 1,090원대에서 강하게 끌어올리기보다 하락폭을 예의주시할 가능성이 있다. 낙폭이 과도하거나 연저점(1,089.70원)을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한다면 외환당국이 모습을 드러낼 공산이 크다. 단지 1,090원대 제한된 레인지라면 당국의 개입 명분은 딱히 없는 상태다.

도이체방크 구제금융 가능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관련해 미 법무부 관계자가 협상을 통해 벌금을 인하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법무부가 주택담보대출유동화증권(RMBS) 부실 판매 혐의로 140억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소식에 도이체방크의 구제금융 가능성이 떠올랐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와 관련, "도이체방크는 독일 은행과 금융산업 일부분이고,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더라도 성과를 잘 내기 바란다"며 언급을 피했다. 뚜렷한 결과가 나온 것이 없는 만큼 서울환시에서 도이체방크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7.25원에 최종호가 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096.50원)보다 0.3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097.50원에, 고점은 1,102.2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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