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에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9%의 가능성이 90%로 돌아서면서 외환시장은 다시금 블랙스완 이벤트의 충격을 소화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변동성은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가결 이후 최대폭으로 커졌다. 전일 일중 저점과 고점 차이는 28.60원으로 벌어졌다. 지난 6월에 브렉시트 가결로 33.20원을 보인 이후 최대다.

주목할 점은 이번 트럼프 당선이라는 불확실성 재료가 단기적인 성격이 아니라는 점이다. 브렉시트 결과 발표 이후 시장은 "유럽연합에서 빠져나가려면 한참 걸린다"며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이와 달리 트럼프 리스크는 미국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시 8년에 달하는 시간 동안 지속되는 이슈다.

게다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직접적이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는 물론이고, 한-미 무역관계와 안보 문제도 연이어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등을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가 미국 중심의 정책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미국에 집중하는 '미국 대통령'이 뽑힌 셈이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리스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9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9.95포인트(1.40%) 오른 18,589.69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환시는 앞으로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더라도 선진국 통화와 이머징 통화의 길은 서로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미 무역흑자가 큰 이머징국가의 통화는 더욱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달러 약세는 어디까지나 선진국끼리의 이야기가 된 것이다. 이런 우려는 서울환시에서 추가적인 달러 매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달러화는 장중 1,150원대에서 고점 높이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리스크오프(위험회피)가 만연한 가운데 달러화가 무거울 때마다 저점 매수가 불거질 수 있다.

오전 10시 이후 발표되는 위안화 고시환율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 역시 트럼프 당선으로 무역분쟁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어떻게 고시할지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연동될 수 있다.

다만, 개장초부터 레벨이 과도하게 높다면 추격 매수가 제한되면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현안점검회의를 주재해 "시장 불확실성에 최상의 리스크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실물과 금융시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시장안정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58.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49.50원)보다 8.7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50.00원에, 고점은 1,159.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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