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에서 지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1,200원선이 뚫리면서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도 누그러졌다.

달러화 변동폭이 눈에 띄게 확대된다면 외환당국을 다시금 의식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연말 네고물량 외에는 뚜렷한 매도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

외환당국의 연말 종가관리가 움츠러든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는 것은 글로벌 달러 강세다.

달러화는 작년 말 1,170원대로 밀렸다 다시 급등했다. 당국이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 결과였다.

연말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당국의 개입 물량이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초 급등 반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빌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올 연말은 특히 실수요 중심으로 달러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 국민연금 달러 매수 등이 하단을 떠받치면서 달러화가 지지됐다.

전일에는 헤지펀드로 추정되는 일부 역외투자자의 달러 매수도 뒤따랐다. 실수요는 외환당국이 적극 나서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칫 저가 매수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시장이 자율적으로 소화하는 수 밖에 없다.

내년 봄에 나오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연초부터 환율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어려울 수 있다. 양방향 개입이더라도 그 사실 자체가 드러나는 것은 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신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원화 절상 압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그렇게 되면 달러-원 환율은 상승 일변도로 치닫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 당국의 매도 개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

결국 올해 연말 종가 역시 인위적인 레벨 관리보다 변동성 모니터링에 그칠 공산이 크다.

주목할 부분은 거래가 부쩍 줄어든 점이다.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까지는 2거래일만 남았다.

하루 현물환 거래량은 30억달러대로 급감했다. 이는 2014년 이후 2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당국이 발을 빼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 기대로 매수세가 힘을 받고 있다.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따른 자율적인 조정이 된다면 당국의 선택은 현명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1,200원대 환율로 올해를 마친다면 내년 달러화가 1,200원대 후반으로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도 열어둘 만하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원 환율이 1,245원대까지 급등했을 때만 해도 달러-원 환율 1,300.00원 전망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금융위기 수준의 환율이라는 얘기까지 나왔었다.

하지만 내년 상황은 다를 수 있다.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리스크,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탈리아 금융리스크,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조기 대선 가능성 등 매수 재료가 산적해 있다.

무역에 기반한 환율전쟁의 시작점이 1,200원대가 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상승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8.50/1,209.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 종가(1,207.60원)보다 1.6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207.00원에, 고점은 1,209.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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