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이 한국에 대한 관광금지로 전면확대되면서 관련 업계가 한층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업계는 중국 관광객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후속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소비자의 날'인 이날부터 중국의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 내 대형 및 중소형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중국 국가여유국이 비공식적인 구두지침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온·오프라인 여행사 모두에 적용된다.

국내 여행산업에 작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아직 국내 시내 면세점에는 눈에 띄는 매출이나 입객수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중국의 한국 관광금지로 인한 변화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며 "오늘 매장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이미 한국 여행을 하는 관광객들로, 앞으로 한국 여행을 새로 예약할 수 없게 된다면 이르면 다음주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 역시 "아직 직접적인 영향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면세점은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부터 중국에서 적용되는 7가지 지침은 단체와 개인(자유) 한국 관광상품 판매금지, 롯데 관련 상품 판매금지, 온라인 판매 한국 관광상품 판매 종료 표시, 크루즈 한국 경유 금지, 관련 지침 어길시 엄벌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4월초부터는 직접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매출의 50% 이상 감소하는 등 중국 관광객이 줄어든다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인 관광객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것이 내국인이지만 인당 600불의 구매 제한이 있어 대안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하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업계 이외에도 중국의 '소비자의 날'을 계기로 롯데 등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날은 중국 관영 매체들이 기업이나 제품의 문제점을 들춰내 시정을 요구해 품질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대부분 외국 업체들을 대상으로 방송을 제작해 해당 업체들에 큰 피해를 준 바 있다.

더욱이 올해는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제공으로 보복의 대상이 된 만큼 어떤 내용의 프로그램이 방송될지에도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롯데 관련 방송이 나올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만약 사실과 다른 내용의 방송이 나올 경우 사실을 알리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면세점, 여행, 관광업체 등 중국 관련 업체들과 만나 중국 사업 관련 애로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현재 중국 전체 매장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영업정지 상태인 롯데마트, 중국인 관광객(유커) 매출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 주요 여행·관광업체, 중국에 진출했거나 수출 비중이 큰 전자제품 업체 등이 회의에 참석한다.

sh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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