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개월간 KCC 주식 22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사모펀드와 연기금 쪽에서 큰 손으로 나섰다.
펀더멘털 이슈 때문이 아니다. 그것보단 KCC의 주식 투자 실력이 곧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떠오르면서 KCC가 가진 삼성물산 지분 매각 자본 차익이 재조명되고 있다.
현재 KCC가 가진 삼성물산 주식은 1천700만9천518주로 지분율은 8.97%다.
앞서 KCC는 지난 2015년 6월 삼성물산의 자사주 전량을 사들인 바 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에서 백기사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이후 2개월 만에 평가차손은 8천억원에 이르기도 했지만 16일 현재 평가금액은 2조2천197억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3년 만에 400%가 넘는 수익률을 시현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이상훈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배구조 개편안은 차질 없이 검토하고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데에 향후 1년 이내로 KCC가 삼성물산 지분을 팔 수밖에 없을 거란 기대도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년을 봤을 때 KCC는 지난해 경기민감주들이 보여줬던 그림 이상으로 상승 곡선을 보여줄 수 있다"며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관심 있게 본 바이사이드들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CC의 지분 투자 능력이 주목받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조선업황이 악화돼 모두가 관련 종목을 외면하던 2014년, 이들은 현대중공업을 사들였다.
취득 주식은 243만9천주, 총 3천억원이었다. 현재 평가금액은 9천459억원에 이른다.
그 밖에도 현대차에서는 약 400%의 차익을 실현했고 만도에는 2천670억원을 투자해 7천800억원의 현금을 거둔 바 있다.
이 같은 KCC의 투자 행보에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들은 '진정한 헤지펀드는 KCC뿐'이라는 자평까지도 나온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매니저는 "매니저들이 연 1~2% 수익에 일희일비할 때 KCC는 3년간 수백 배의 차익을 내는 걸 보면 진짜 헤지펀드다운 투자를 하는 곳은 KCC밖에 없단 생각이 든다"며 "정보도 정보겠지만, 정몽진 회장의 투자 능력도 대담하고 본능적인 듯하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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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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