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업체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는 점차 실패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레노버의 순이익은 2014/2015 회계연도에 8억달러가 넘었지만 모토로라 인수 뒤 스마트폰 사업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2015/2016년에는 1억2천800만달러의 가량 손실을 냈다.

모바일 사업이 4억6천900만달러 손실을 기록해 레노버의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회장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우리는 (스마트폰 사업 분야에서) 제로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노버는 2014년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29억1천만달러에 인수했고, 양 회장은 당시 모토로라 임직원들에게 레노버가 세계 가전 사업 분야에서 선두 기업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실제로 2014년 레노버는 삼성과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출하량 3위에 올랐고, 모토로라 인수도 성공적일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그러나 작년 레노버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5%로 2014년보다 3.4%포인트 떨어졌고, 제조사 순위도 8위로 내려앉았다.

익명을 요구한 레노버의 전 매니저는 "레노버는 PC 사업을 인수할 때 배운 성공적인 모델을 적용하지 못했다"며 "이는 지역의 수요를 이해하고 인수한 사업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IBM을 인수하면서도 IBM의 브랜드 가치와 판매망을 그대로 유지했고, 레노버의 기술이나 관행을 강요하지 않아 성공했던 레노버가 이번에는 스스로 교훈을 망각했다는 설명이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 뒤에는 경험이 없는 PC 사업부의 임원을 책임자로 임명해 사업 전략에 혼선을 초래했다.

또 스마트폰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모토로라의 제품을 무리하게 중국 시장에 진입시키는데 집중해 역량을 소모했다는 설명이다.

번스타인리서치의 알베르토 모엘 선임 연구원은 "레노버는 기본적으로 인수 대상의 잠재력을 과대평가하고, 경쟁의 강도는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홍콩증시에서 레노버(연상그룹, 0992.HK)의 주가는 5홍콩달러 수준으로 1년 전보다 20%가량 낮다.

시장 분석 기관 IDC는 "레노버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계속 손실을 내면서 올해도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PC 사업에서 레노버는 여전히 최강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매체는 레노버가 일본 후지쓰의 PC 사업 최종 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고, 삼성전자의 PC 사업 인수도 협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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