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으로 지난해 미 대선 이후 등장했던 채권 매도, 주식과 달러 매수를 말하는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내린 2.373%에 거래됐다. 한때 한달래 최저치인 2.348%까지 밀렸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bp 하락한 2.979%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5bp 내린 1.253%에서 움직였다.

국채가는 트럼프케어의 실패 여파로 안전자산인 유럽 국채가가 오른 데다 뉴욕증시와 달러화가 하락하는 등 트럼프 거래가 되돌려지면서 상승 출발했다.

지난주 국채가는 '오바마케어' 대체법안인 트럼프케어의 의회 통과 불확실성으로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트럼프케어의 두 차례 하원 표결을 연기한 뒤에 아예 의회 상정을 철회했다.

트럼프 거래의 되돌림은 트럼프케어와 마찬가지로 감세와 인프라투자 확대 등 친성장정책의 의회 통과도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웰쓰스트래지스앤드매니지먼트의 토마스 바이른은 트럼프 거래는 국채 강세와 신용물 약세로 채권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며 채권 약세론자들은 트럼프가 카리스마 하나로 의회에서 정책을 무난히 통과시킬 것이라는 점을 가격에 반영해왔다고 설명했다.

바이른은 공화당은 중도, 주류, 보수 등 세 갈래로 나뉘었다며 보통보다 약간 높은 인프라투자와 미지근한 세제개편, 규제 완화 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의 친성장정책 시행 기대감을 절반으로 낮췄다며 앞으로 1~2년간 장기물 미 국채수익률이 오른다고 여전히 믿지만 10년물의 3.0% 수준은 현재 확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욕증시와 달러화가 낙폭을 줄인 데다 오후 예정된 2년물 국채입찰 부담으로 국채가는 오름폭을 낮추기 시작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2년물 입찰이 호조를 보인 영향이 상쇄돼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백악관의 세제안 발언으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줄이고 일부 반등한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케어의 실패 후 내놓을 세제안에 대해서 논평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세제안 목표 시기를 8월로 보고 있지만 주요 개혁을 위해서는 컨센서스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여러 집단이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정책은 여러 중요한 문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260억달러 어치의 2년 만기 국채를 연 1.261%에 발행했다. 입찰 전에는 1.26%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3배로, 지난 6번의 입찰 평균 2.64배를 웃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도 53.6%로 지난해 2월 이후 최고치였다. 직접 낙찰자들의 낙찰률은 10.8%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2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미 국채가 돋보였다며 다만 이번주 주로 단기물 국채가 공급돼 단기물 가격이 장기물보다 상승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경제가 "정말로 날아오르고, 계속해서 성장률이 높아지고, 근원물가가 진짜로 오른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번스는 동시에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서 커진다면 올해 두 차례 인상은 "적절한 숫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이 있다.

에번스는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것은 불확실성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세제안이 예상되지만 많은 구체적인 내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케어의 실패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주의 54%에서 48.5%로 낮춰 반영했다. 올해 최소 2차례에 걸쳐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도 55%에서 52%로 감소했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인 파워드 래젝제이다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집행을 하면서 직면하게 될 여러 난제로 "연준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TD증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머니 매니저들도 지난 21일로 끝난 주에 국채선물 순매도액을 전주의 890억달러에서 740억달러로 줄였다.

일부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세제안에 다시 기대를 걸었다.

모건스탠리운용의 짐 카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핵심은 세제안이 어떻게 될 것인가이다"며 "이 점이 투자자들에게 주요 이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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