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지난주 '트럼프케어'의 의회 상정이 철회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 등 친성장정책이 실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6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19엔보다 0.58엔(0.52%) 낮아졌다. 한때 110.08엔까지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6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93달러보다 0.0071달러(0.65%) 올랐다. 장중 1.0905달러까지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0.1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0.00엔보다 0.18엔(0.14%) 상승했다.

달러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정책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으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해 트럼프케어의 두 차례 하원 표결을 연기한 뒤에 아예 의회 상정을 철회했다.

앞서 아시아장에서부터 달러화는 110엔대로 접어들었다. 트럼프케어 철회 후 트럼프 정부가 세제안을 내놓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이마저도 의회 통과가 쉽지 않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이는 4개월만에 최저치다.

외환 전략가들은 달러화가 108.20엔까지 밀릴 여지가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이나 경제지표 호조가 확인돼야 달러화 하락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달러화 하락이 멈춰지려면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나 연준의 매파적인 발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트럼프케어 철회 영향에다 독일 경제지표 호조로 달러화에 올랐다.

독일 기업들의 경기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수가 지난 2011년 중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독일 뮌헨 소재 Ifo 경제연구소는 약 7천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환경지수(BCI)가 3월에 112.3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전망치인 111.0을 웃돈 결과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뉴욕증시가 하락 개장 후 낙폭을 줄이자 달러화도 엔화에 대한 낙폭을 따라 줄였다. 유로화도 달러화에 오름폭을 소폭 낮췄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백악관의 세제안 발표 소식과 연준 위원의 발언에 주목하며 엔화에 낙폭을 더 줄였다. 유로화는 별로 움직이지 않았다.

백악관은 트럼프케어의 실패 후 내놓을 세제안에 대해서 논평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세제안 목표 시기를 8월로 보지만 주요 정책 개혁을 위해서는 컨센서스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여러 집단이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정책은 여러 중요한 문제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찰스 에번스 총재는 경제가 "정말로 날아오르고, 계속해서 성장률이 높아지고, 근원물가가 진짜로 오른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번스는 동시에 불확실성이 경제 전망에서 커진다면 올해 두 차례 인상은 "적절한 숫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투표권이 있다.

에번스는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것은 불확실성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세제안이 예상되지만 많은 구체적인 내용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케어의 실패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에도 영향을 줬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주의 54%에서 48.5%로 낮춰 반영했다. 올해 최소 2차례에 걸쳐 추가 인상을 할 가능성도 55%에서 52%로 감소했다.

포렉스닷컴의 애널리스트인 파워드 래젝제이다는 트럼프 정부가 정책 집행을 하면서 직면하게 될 여러 난제로 "연준이 시장이 예상하는 것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레젝제이다는 "친성장정책 시행에 대한 우려는 국내총생산(GDP)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물가에도 영향이 있다"며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인상되지 않으면 달러화는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세제안에 대해 주목했다.

스코셔뱅크는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케어가 실패한 후에 세제안을 빨리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진전이 만들어지고 시장이 반응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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