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지난해 11월 밥캣(DII)의 채무 재조정(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하면서 한숨 돌렸으나 지난 분기 그다지 인상적인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을 것으로 진단됐다.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굴삭기 시장이 계속 축소됐기 때문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화면 8031)에서 최근 1개월간 발표된 4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IFRS 연결기준 지난 분기 2조993억원의 매출액에 1천775억원의 영업이익, 8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보다 7.8%, 영업이익은 18.1%, 당기순이익은 1천471.1%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실적이 워낙 부진했던 탓에 4분기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3분기 매출액은 전기대비 14.0%, 영업이익은 36.2%, 당기순이익은 96.9%나 감소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굴삭기 시장은 지난해 10월에 전년동기대비 -31.1%, 11월에는 -41.1%, 12월에는 -42.6% 등으로 역성장을 나타냈다. 중국 굴삭기 시장에서 3위권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회복도 더디다.

더군다나 시장 점유율도 하락 추세에 있고 중국 경기 위축과 자국 업체 밀어주기로 영업환경도 만만치 않다. 공작기계 부문은 견조하지만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미국 잉거솔랜드사의 소형건설장비 부문인 '밥캣(현 DII)'을 인수하면서 빌린 돈을 지난해 리파이낸싱하는데 성공했으나 실적이 받쳐주지 않으면 근본적인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만기가 연장된 만큼 인수주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밥캣은 장사를 잘해 상환할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인수 차입금 29억달러 중 22억달러가 아직 남았다.

동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긴축정책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축소된 중국 굴삭기 판매 시장은 12월에도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갔다"며 "특히 중국 정부의 집중 지원을 받는 자국사들의 성장으로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부증권은 다만 "중국이 물가 상승률 둔화를 바탕으로 규제 완화 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굴삭기 시장도 회복될 수 있다"며 "북미 지역도 경기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어서 밥캣도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한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밥캣 실적이 어느 정도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으나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차입금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매출과 이익 증가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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