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해부터 기업공개(IPO) 공모 청약 경쟁률 등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흥행 측면에서는 이보다 다소 부진했다.

1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주요 기업의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키움증권은 평균 68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1년여간 IPO 실적이 있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평균 경쟁률이다.

뒤를 이어 케이프투자증권(구 LIG투자증권)도 680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IPO 실적이 두드러졌던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300대 1 수준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IPO 청약 흥행의 열쇠는 '매크로 및 대내외 이슈에 부합하는 시의 적절한 종목 선정'과 '적정한 공모가 산정', '공모 규모'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사의 경우 공모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딜을 유치해 청약 경쟁률이 낮은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시점과 가격, 규모라는 3박자가 어우러진 딜의 경우 공모 청약이 흥행했고 어느 것 한가지라도 부족했던 딜의 경쟁률은 다소 낮았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부터 8개 기업의 공모 청약에 나섰다. 이 중 안트로젠과 바이오리더스의 청약 경쟁률이 1천대 1을 넘어서며 크게 흥행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키움증권은 대형사 못지않게 IB 시장에서 꾸준한 실적을 내는 증권사"라며 "개인 고객 비중이 높아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어느 정도 흥행할 가능성이 보장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이 주관한 16건의 청약 경쟁률도 대부분 양호했다. 그러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진행한 스팩11호의 청약이 미달했다. 올해 상장된 코미코와 서진시스템 등의 경쟁률은 모두 700대 1을 상회하며 인기를 끌었다.

다른 관계자는 "NH투자증권처럼 브랜드 평판이 좋은 대형사의 경우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있어 신뢰도가 높고 유치하는 딜이 많아 매크로 변동에 따라 흥행할 만한 종목을 선별하는 노하우도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형사 중에서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청약 경쟁률이 다소 낮았다. 두 증권사의 평균 경쟁률은 150대 1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한 핸즈코퍼레이션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이로 인해 청약 경쟁률도 높지 않았다.

또한, 인수회사로 참여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모 규모가 2조원을 넘는 초대형 딜이어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추진한 IPO의 경우 공모가가 비싸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면받거나 청약 일정이 겹친 다른 딜에 밀려 부진했던 경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이 지난해 상장을 추진한 무선 통신장비 제조업체 유니온커뮤니티의 경우 바이오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던 때에 청약을 진행한 애니젠, 신라젠 등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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