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지원에 나서기로 하면서 수은의 외화 자금 조달에 미칠 영향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가 지원 여파로 수은의 재무상태가 악화하면 향후 외화표시 채권 발행 시 금리가 오르는 등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18일 한국수출입은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수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10.77%를 나타냈다.

수은의 BIS비율은 지난 2015년 이후 두 차례 한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정부와 산업은행이 LH지분, 항공우주산업(KAI) 주식을 각각 현물 출자하면서 겨우 10%대를 유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이 이뤄지면 수은의 재무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됐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무담보채권 1조6천억원을 100%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두 은행은 자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출자 전환 시 주당 4만350원에 받은 신주 가치를 연말에 1원으로 평가했다.

두 국책은행이 대우조선에 추가로 지원하기로 한 2조9천억원의 신규자금도 재무 부담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지원시 수은의 BIS 비율이 1.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말 감사보고서에 나온 수치를 기준으로 보면 수은의 BIS 비율은 한 자릿수로 주저앉게 된다.

금융위원회가 작년 말부터 대손준비금을 자본으로 인정하면서 BIS 비율이 약 0.4%포인트 올라 수치상으로는 두 자릿수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본질적인 재무위험은 10%를 밑도는 셈이다.

수은의 재무위험이 커지면서 외화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신용사건(Credit event) 발생 시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하면 신용등급과 수요 모집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발행금리 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수은은 올해 외화표시 채권으로 11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42억달러를 발행했고, 68억달러(약 7조7천억원) 정도 발행을 남겨뒀다. 추가 발행 규모는 향후 대출 상황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무악화가) 수은의 외채 발행에 영향이 없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며 "신용등급 등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가보지 않은 길이라 어떤 식으로 불리하게 작용할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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